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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연이은 연예계 ‘부모 빚’, 대처방식따라 여론도 제각각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연예계에 ‘부모 빚’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예은의 아버지인 목사 박씨가 교회 신도에게 사기 혐의로 고소 당해 예은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지난 9월만 해도 이런 문제는 개별적인 사안으로 보였다. 하지만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 사기 사건이후에는 이른바 ‘빚투’라 할만큼 특정 연예인의 부모에게 돈을 빌려주고 못받았다고 폭로하는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마이크로닷과 도끼, 비, 휘인, 차예련 등이 부모의 빚 문제로 해명을 하면서 때아닌 가정사까지도 드러나고 있다.

법적으로는 부모의 빚을 자식이 갚아야 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이런 일로 해당 연예인이 과도한 비난을 받는 건 부당하다는 시각이 있지만, 이 사안을 칼로 무 자르듯 명쾌하게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채무자 자식인 연예인은 의무가 없다 해도, 그런 부모를 생각하면 해당 연예인에 대해 좋은 감정이 생길 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빚투’는 비슷한 사안이라 해도 대처방식에 따라 대중의 감정은 크게 달라진다.

도끼 같은 래퍼들이 돈 많이 버는 것에 대한 ‘스웨그’(허세)를 해도,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자신이 열심히 벌어 고가의 슈퍼카를 여러 대 산다 한들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래퍼에게 부모의 빚 문제가 거론돼 자신이 이슈화되자 이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돈에 대한 개념과 서민들에 대한 생각 등에서 잘못된 소통이 드러나게 돼 공분을 사고 있다. 도끼가 어머니 채무 문제에 대해 채권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내 한 달 밥값밖에 안 되는 천만 원, 나에게 오면 갚아주겠다”고 말한 것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도끼가 당사자를 만나 어머니의 빚을 갚기로 하고 원만하게 해결됐다고 했지만, ‘한달 밥값 1천만원’은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화시킨다. 도끼가 자신의 음악을 소비하고 콘서트에 와줘 자신의 돈을 벌게해주는 대중의 상당수가 서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이전에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었다.

반면, 비(정지훈)의 케이스는 ‘부모 빚’ 사건에 대응하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가수 비의 부모가 저희 부모님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고 잠적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되자 비는 소속사를 통해 “고인이 되신 어머니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당사자와 만나 채무 사실관계 유무를 정확히 확인 후,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 다 할 것입니다”라며 정중하게 입장을 전했다. 이어 “(상대측을) 만난 자리에서 차용증은 없었으며, 약속어음 원본도 확인하지 못하였고, 해당 장부 또한 집에 있다며 확인 받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피해 주장 당사자 분들은 비 측에게 가족에 대한 모욕적인 폭언과 1 억원의 합의금을 요청하였습니다”라면서 “결국, 만난 자리에서 정확한 자료는 직접 확인할 수 없었으며, 이는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당사와 소속 아티스트 비는 상대측이 주장하는 채무 금액에 대해 공정한 확인 절차를 통해, 확인되는 금액에 한에서, 비 본인이 아들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전액 변제할 것입니다”라고 구체적인 입장을 전했다.

비는 혹시 가해자의 자식이 될 수도 있음을 감안하면서 예의를 지켰지만,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응을 했다. 비는 “피해 주장 당사자 측의 인터뷰와 거론되는 표현(잠적, 사기, 문전박대 등)들로 당사의 소속 아티스트는 물론, 아버지, 특히 고인이 되신 어머니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습니다.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하여, 민. 형사상의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대중들도 이런 대응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하는 듯하다.

물론 부모 빚의 대처방법만으로 사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저지른 행위의 내용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 마이크로닷의 경우 최악의 정서가 나타난 것도 그때문이다. 하지만 마이크로닷도 대처를 좀 더 잘했다면 “부모의 잘못이지, 자식이 뭔 죄야”라는 동정심을 받을 수도 있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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