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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핵화 협상·대북제재 해제 ‘지지부진’ 불확실성 커진 경협株…외국인 ‘순매도’
현대엘리베이터 3027억원 매도
6개 통일펀드도 15% 내외 손실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남북경협주들이 연말 들어 신음하고 있다. 비핵화 협상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대북 제재 해제가 지연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갈수록 거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요 남북 경협 테마주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현대엘리베이터를 3027억원 순매도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의 대북 경협 사업을 총지휘하는 현대아산 지분 약 70%를 가지고 있어 경협주 중 대장주 역할을 한다. 경협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 도로, 철도 등 각종 인프라 사업 공사를 수주할 것으로 기대됐던 현대건설 역시 336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남북 당국이 북한 내 경의선과 경원선 선로를 점검하는 등 어느정도 진척을 보이고 있는 철도 연결 사업도 외국인의 외면을 받았다. 철도 연결 시 신규 열차 발주로 연간 1조원의 추가 수주가 기대됐던 현대로템은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6992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금강산 개발 수혜주 아난티(176억원) 을 비롯해 대동스틸(48억원), 좋은 사람들(42억원) 등 대다수 경협 테마주를 팔아치웠다.

통일 펀드 수익률도 하락하고 있다. 각 증권사가 운용하고 있는 6개 통일펀드는 연초 이후 15% 내외의 손실을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지난 연말 57bp(1bp=0.01%p)에서 최근 38bp로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가 실제로 외국인 자금을 국내 주식시장으로 끌어오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간 비핵화의 속도와 방법, 순서 등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오면서 경협주의 모멘텀이 사라졌다는 점이 외국인 이탈의 가장 큰 이유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방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인권침해를 이유로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추가로 제재하는 등 다시 긴장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존 볼턴 백악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을 하려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만큼, 내년 초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현재의 긴장 구도가 크게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은 협상 초기 국면에서 대북 제재를 포괄적으로 면제하기보다 비상업 인프라나 인도적 사업 등 일부에 한해 제재를 면제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협주의 험난한 앞길을 예고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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