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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나 원내대표의 과제는 ‘합리적인 보수 정당 재건’
나경원 의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기대가 적지않다. 그 핵심은 합리적인 보수 정당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다. 기대감을 충족할 만한 여건도 비교적 조성된 셈이다. 우선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압도적 표차이로 당선된 것이 큰 힘이 될 듯하다. 나 원내대표 자신이 중립적인데다 이번 경선 자체가 계파간 대립 구도 색채가 옅었다. 자신의 구상대로 원내 활동을 이끌어나갈 내부적 기반은 어느 정도 다져졌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정당들도 나 원내대표 당선을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환영 메시지 역시 ‘합리적 보수’에 방점이 찍혀있다. 보수 정당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라는 점도 상황에 따라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기대가 큰 만큼 나 원내대표가 져야 할 짐도 무겁다. 무엇보다 한국당의 구태를 혁신하고 환골탈태시켜야 할 책무가 막중하다. 한국당은 112석을 보유한 제 1야당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금까지 이에 걸맞는 모습을 한국당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반대를 위한 막무가내식 반대만 일삼는 정당으로 각인될 지경이다. 그러면서 현 선거제도 유지나 세비인상 등 기득권 지키기에는 발빠르게 대응하는 탐욕스런 웰빙정당의 구태도 여전하다. 이 수렁에서 한국당을 건져내는 일이 화급하다.

나 원내대표는 당선 일성(一聲)으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폭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와대가 정국을 압도하는 상황이 초래된 것도 따지고 보면 한국당이 제 1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데 따른 자업자득이다. 정부 여당 견제는 야당의 기본 책무다. 국정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면 호되게 질책하고 바르게 견인한다면 야당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약속한 대로 국익과 민생을 위해 여야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사안은 적극 협력하는 합리성도 잃지 않아야 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국당의 지지도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한국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회복됐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최저임금제 인상과 고용 악화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따른 반사 이익일 뿐이다. 한국당이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는 것이 최우선 순위다. 그 전제는 합리적인 보수 정당의 재건이고 그게 나 원내대표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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