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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하락에 항공주 나는데…혼자 웃지 못하는 진에어
-올해 항공주 중 진에어 주가 낙폭 가장 커
-저유가에도 정부 제재ㆍ경쟁심화가 발목
-증권업계 “신규 취항 규제부터 해소돼야”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항공주들은 고유가와 달러강세, 여행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유독 하락세가 뚜렷했다. 그 중에서도 진에어는 정부 제재와 업계 경쟁 심화까지 겹치면서 타격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최근 유가 하락에 힘입어 항공사들의 내년 1분기 실적 개선을 예상하고 있지만 진에어에 대해선 ‘제재 리스크부터 해소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올해 항공주들은 각종 대내외 요인의 압박을 받으며 부침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한항공 주가가 7.5% 떨어진 것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5.6%)과 제주항공(-2.3%)도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진에어는 같은 기간 29% 넘게 떨어져 유독 낙폭이 컸다.

그나마 지난 달 국제유가의 가파른 하락은 항공주가 반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항공유를 소모하는 사업 특성상 국제유가의 하락은 항공사들의 비용부담 감소로 이어진다.

증권업계는 당장 4분기 실적까지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기대해볼 만하다고 평가한다. 유가 하락이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내년에 이익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

덕분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1월 이후 주가가 각각 14%, 17% 오르며 저유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12.4%)과 티웨이항공(10.2%)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진에어는 4.8% 오르는 데 그쳐 항공주의 상승 랠리에서도 가장 뒤쳐지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진에어의 부진이 국토교통부의 제재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국토부는 지난 8월 경영 논란을 빚은 진에어에 대해 신규노선 취항과 부정기 항공편 운항을 제한하는 제재를 내렸다.

이달 들어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은 실적 부진과 규제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진에어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토부가 진에어에 요구한 ‘경영 정상화’의 가이드라인이 모호해 규제 완화시점에 대한 합리적인 추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노선 계획을 선반영해 항공기와 인력을 확보했는데 국토부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비용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저비용 항공 업계의 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국토부는 내년에 추가로 저비용 항공사 면허 발급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부산은 이달 말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낮아진 만큼 저비용 항공사들이 공급경쟁에 다시 불을 지필 계획이어서 내년 수급 환경에 대한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유가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인 만큼 투자 판단의 전부가 되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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