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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박하는 美, 양보하는 中
무역분쟁 종식 위해 일보 후퇴
미국산 대두 50만톤 수입 재개
LNG도 들여올 준비 시작

로봇 등 첨단산업 육성전략도 변화
‘중국제조 2025’ 전면수정 움직임


미국의 압박이 통한 것일까.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조기 종식하기 위한 양보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국은 미중 무역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져왔던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전면 수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대두 수입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 역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1일에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현재 40%에서 15%로 낮추는데 합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최고 정책 입안 기관과 고위 정책 당국자들이 중국제조 2025 수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수정안은 첨단 제조업을 지배하기 위한 중국 기업의 역할을 낮추고 외국 기업들의 참여를 더 많이 허용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기존에는 중국산이 차지하는 핵심 부품비중을 2020년 40%, 2025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이를 낮춘다는 것이다.

중국은 또 중국 국영기업과 일반 기업, 외국 기업 간 ‘경쟁 중립’의 개념에 기초한 공정경쟁 정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지방정부에 대한 ‘새 지침(가이던스)’에서 ‘중국제조 2025’라는 용어를 삭제했다면서 중국이 ‘중국제조 2025’ 추진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지방정부에 내린 지침은 산업생산과 제조업 업그레이드를 독려하면서 ‘중국제조 2025’ 실행을 촉진한 지방정부에 우선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명시했는데, 이 가운데 ‘중국제조 2025’라는 표현을 삭제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중국제조 2025’ 가운데 일부의 달성 목표 시한을 당초2025년에서 2035년으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에 메스를 가하려는 것은 미국에 대한 큰 양보로 분석된다.

중국제조 2025는 로봇ㆍ우주항공ㆍ신재생에너지ㆍ의료ㆍ반도체 등 10대 첨단 기술 분야를 2025년까지 정부 주도로 집중적으로 육성해 제조업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핵심 정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이 중국제조 2025를 위해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첨단 기술 이전 강제, 지식재산권 도용 등을 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에 중국제조 2025는 미ㆍ중 무역전쟁의 주요 요인의 하나로 지적돼왔다.

이번 수정안은 내년초에 공개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합의한 ‘90일 휴전’이 완료되는 3월 1일 이전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중국 최고지도부 내에서도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수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던 사실이 이번에 알려졌다.

수정을 지지한다는 한 중국 관리는 “시진핑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부총리 등이 중국제조 2025의 소모적인 면을 지적해왔다”면서 지방정부가 관련 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면서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의 산업이 과도하게 확장한 것 등을 예로 들었다.

한편 중국은 미국과의 휴전 합의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이 이날 최소 50만t, 금액으로 최소 1억8000만달러(약 2032억원) 상당의 미국산 대두를 사들였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에 이어 대두 거래에 나서면서 미중 휴전 합의 이후 양국간 무역전쟁이 완화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로 보여지고 있다. 다만 중국의 이같은 조치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공격적인 기술 강국 목표에서 한발 물러서면,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우려를 없애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미국 관료들은 중국이 정말로 야심을 후퇴시킬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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