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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사망·투옥 294명…“언론탄압이 뉴노멀”
언론인 보호위원회 보고서
터키·이집트·중국이 절반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지난 11일(현지시간) ‘2018 올해의 인물’로 자말 카슈끄지를 포함해 진실을 수호하다 탄압받은 언론인을 선정했다. [로이터]

올해 세계 각국에서 취재활동을 하다가 투옥되거나 사망한 언론인이 약 300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의 자유에 대해 권위주의적인 대응을 하는 국가가 늘고 있으며, 이것이 새로운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이날 발간한 연례보고서를 인용, 올 들어 이달 1일까지 전 세계에 투옥된 언론인 수가 최소 25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1990년 통계를 작성한 시작한 이래 최고치에 근접한 수치다.

이 중 절반은 3년 연속으로 터키, 중국, 이집트에 몰렸다. 그 수는 각각 68명, 47명, 25명이다. 언론인에게 씌워진 죄목은 대부분 ‘반국가죄’였다. 정부가 테러 단체로 간주하는 단체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터키는 지난 2016년 발생한 군부 쿠데타에 따라 언론에 대한 감시 강화도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보도 검열, 이집트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나타난 정치적 혼란이 그 배경이 되고 있다.

보고서 저자인 엘라나 바이저는 “(언론에 대한 탄압이) 하나의 유행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고 봤다.

CPJ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탄압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현재 사우디에 투옥된 언론인 수는 최소 16명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여성 인권에 대해 보도한 4명의 여성 언론인도 포함됐다.

‘허위 보도’ 죄목으로 투옥된 언론인 수는 지난해 21명에서 올해 28명으로 늘었다. 2년 전 9명과 비교하면 3배 늘어난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 보도가 나올 때마다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독재자나 권위주의 지도자에게도 언론인을 핍박할 수 있는 명분이 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앞서 CPJ는 지난 10월 올해 취재활동 중 사망한 언론인 수가 최소 43명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CPJ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서구 민주주의 열강 지도자들이 터키, 중국 등 언론자유를 탄압하는 국가의 정상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이들 나라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을 언론자유 악화의 배경으로 봤다. 누구도 견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유럽 등에서 확산하는 포퓰리즘 정치는 언론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최근 타임지는 이런 상황을 반영해 ‘올해의 인물’로 핍박받은 언론인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지난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피살된 카슈끄지가 포함됐다. 그는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게재했다. 이밖에 미얀마 로힝야족 탄압 사태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비판해 각 정부의 표적이 되거나 미국에서 총기난사로 살해 당한 언론인들도 명단에 올랐다. 

양영경 기자/y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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