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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 ‘천년 전통’ 의령 한지로 복원
-1000년 전 고려시대 스님이 한지 만들어 지역 특산물 돼

-이탈리아 문화유산 보존 연구소서 문화재 복원 적합 인증

-다빈치 창작 추정 ’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 복원에 사용



 
의령 한지 제작 장면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경남 의령군에서 생산한 전통 한지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 복원에 활용될 것으로 알려져 한국산 전통 한지의 우수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탈리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 중앙연구소(ICPAL)가 지난 2016년과 올해 한국의 경남 의령군 소재 신현세 장인 공방에서 제작한 한지 3종이 문화재 복원에 적합하다고 인증해 전통 한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ICPAL은 내년 서거 500주년이 되는 이탈리아 출신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05년 창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 작품 복원에 신현세 장인의 한지를 쓰기로 했다.

경남 의령군은 이에 발맞춰 전통 한지 제조 기술 계승 및 보존 방안을 마련하고 한지 분석기술을 개발하기로 하는 등 ‘의령 한지 브랜드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의령군은 앞으로 한지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의령 한지 발전 로드맵을 설계하기로 하고, 내년 연구용역비로 2200만원을 배정하는 등 의령 한지의 세계화를 추진 중이다.

의령 한지의 유래는 약 1000년 전 고려시대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시대 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을 보면 고려시대 의령에 있는 대동사라는 큰 절의 주지 스님이 야생 닥나무 껍질을 가공해 얻은 섬유질로 한지를 만들었다고 기록돼 있다.

이후 이 한지가 전파되며 좋은 반응을 얻자 대량으로 생산됐고 결국 지역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조선시대에는 임금님 진상품으로 명성을 얻었고, 중국에 수출돼 의령은 ‘종이의 고장’으로 불릴 정도였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종이시장의 경쟁력이 떨어지며 지금은 소수가 겨우 전통 한지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전통 제조기법을 고수하는 신현세 장인은 한지 한장을 만들기 위해 총 8가지 단계를 거친다.

우선 햇닥나무를 베어 껍질을 벗기고 밀대, 콩대, 볏짚 등을 태운 재를 뜨거운 물로 걸러 만든 잿물에 넣어 4∼5시간 정도 삶는다.

이후 흐르는 물에 반나절 정도 담가두어 섬유질, 당분 등을 씻어낸 뒤 물속에 5∼7일 담가놓고 햇볕에 자연 표백시킨다.

이것을 방망이로 두들겨 찧고 풀을 넣어 틀을 잡으면 미완성 상태의 한지 한장이 나온다.

미완성 한지가 400∼500장 정도 쌓이면 그 위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거나 지렛대로 눌러 하룻밤 동안 물기를 뺀 다음 열판에 건조하면 비로소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된 한지는 천년 세월을 거뜬히 견디는 내구성을 지니고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져 문화재 복원 때 원작의 재질, 색상 등과 잘 조화된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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