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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맷집을 키워라
‘큰 식품회사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다 매출 부진으로 구조 조정할 때 나왔습니다. 재취업이 안 되어서 반년 넘게 쉬었는데 이번에 삼촌의 소개로 중소 제약회사에 사장 면접을 거쳐 특채되었습니다. 그런데 영업부로 발령을 받아 가보니 동료들이 저를 보고 ‘삼촌 빽으로 들어온 낙하산’이라고 수군거립니다. 이전 회사 해고 사실까지 알려지면 더 말이 많을까 봐 입조심을 하고 있자니 매사 자신감이 없고 걱정만 늘어갑니다.’

이분은 걱정의 대상을 잘못 짚었다. 즉 낙하산인 데다, 동료들한테 자신의 안 좋은 과거까지 알려지게 될까 봐서 노심초사한다는 건데 어리석은 생각이다. 필자가 장담컨대 아무리 말조심해도 ‘이전 회사에서 잘렸다는 사실’은 조만간 백 퍼센트 알려지며 물론 뒷담화도 엄청 더 많아질 것이다. 고로 그런 걱정은 접어두고 역으로 세게 나가야 한다. 즉 ‘그래, 나 낙하산이다. 그래서 어쩔래?’ 정도가 아니라 ‘그래, 나 잘린 놈이다. 그래서 어쩔래? 여기 해고당해 본 사람 있으면 나와 봐!’로 나가라. 그러면 동료들의 반응은 ‘잘렸다는 사실과 낙하산’에는 흥미를 잃고 ‘거참 누가 뭐래? 그래 어디 잘 하나 두고 보자고!’로 나갈 것이다. 그럼 고민 끝이다. 앞으로 잘 하고 못 하는 것은 당사자에게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잘 해내면 되는 것이다.

삼촌 소개로 입사해서 주눅이 든 직장인이여!! 오너의 속성을 알라. 삼촌은 소개했을 뿐, 뽑은 건 사장이다. 이분의 상황을 알면서도 식품회사의 노하우를 한번 적용해 보라고 기회를 준 것이지, 삼촌 아니라 삼촌 할아비가 소개해도 버벅대면 결국 쫓아낸다. 고로 중요한 건 낙하산이냐가 아니라 회사 매출에 도움을 주느냐 못 주느냐이다. 그리고 퇴출과 재취업은 ‘職場之常事’이나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아프지만 빛나는 훈장일 수도 있다. 동료들의 뒷담화도 억지로 막으려 하지 말고 편하게 두어라. 전장을 누비는 직장인이라면 회사 옮길 때 그 정도는 각오해야 하며 또 새사람이 딱히 밉지 않아도 다들 그 정도는 갈궈댄다. 고로 가슴을 팡팡 치며 맷집을 키워라. 움츠리면 더 갈굴 것이요, 치고 나가면 이내 잠잠해질 것이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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