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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커지는 트럼프 리스크, 반면교사 삼을 대목 없는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리스크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4일(현지 시각) 미국 주식시장은 3% 가까운 폭락하면서 연말 ‘산타 랠리’는 커녕 ‘블랙 크리스마스’가 되고 말았다. 다음날 문을 연 일본 증시는 더 참담했다. 닛케이 지수가 5% 이상 떨어지면 2만 선 아래로 내려 앉았다.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증시도 정도의 차이일 뿐 사정은 비슷했다. 한국 증시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1% 이상 하락한 가운데 거래가 시작됐다. 그나마 25일 하루를 쉬며 충격이 대거 완화된 덕에 낙폭을 줄인 셈이다.

주요 금융시장이 휘청거린 건 물론 향후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폭락장에 기름을 부은 건 트럼프 대통령의 ‘입’ 탓이 크다. 그의 일방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국정 운영의 불확실성이 시장을 요동치게 한 것이다. 시장을 흔드는 최대 악재는 경기 부진이 아니라 불확실성이기 때문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그럴만도 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공격이 그 대표적 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트 계정에서 “미국 경제의 유일한 문제는 Fed”라고 쏘아붙였다.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한 파월 의장에 대한 노골적 불만이다. 당장 시장에선 ‘파월 해임’론이 불거졌다. 대통령이 경제 시스템의 근간인 통화정책 독립성을 뒤흔드는 데 시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연방정부 셧다운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미 사흘째 일부 셧다운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은 25일 “국경장벽 건설 예산 의회 통과 때까지 셧다운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셧다운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데 투자심리가 온전하게 작동할 턱이 없다. 시리아 미군 철수를 반대한 매티스 국방장관의 사임, 방위비 분담에 대한 연속적인 압박 등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성이 시장을 더욱 불안케 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리스크’는 당장 우리에게도 발등의 불이다.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수입차량 관세 부과 문제도 남아있다. ‘경제적 이익’ 앞에서 전통적 한미 동맹관계도 얼마든지 내팽개칠 수 있는 트럼프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돌출 행동은 다분히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 차기 대선을 겨냥한 ‘미국 우선주의’에 지나치게 매몰돼 좌충우돌 대응하다보니 시장 불안이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을만한 대목도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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