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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전문가 정년 없애는 SK하이닉스의 결단력
SK하이닉스가 27일 ‘공감경영 선언’을 통해 밝힌 몇 몇 인사혁신 방안들은 악재들로 가득한 연말 경영계에 가뭄의 단비같은 청량감을 준다.

상명하달식 공고나 낭독이 일반적이던 최고 경영자의 경영방침을 ‘왁(자지껄) 콘서트’에서 선언문의 형태로 발표하는 것도 신선하지만 무엇보다 내용이 참신하고 기대감을 불러온다.

우선 SK하이닉스는 기술력이 뛰어난 엔지니어와 개발자는 정년이 지나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오랫동안 회사 성장에 기여한 우수한 기술인력들이 정년을 넘어서도 연구개발에 매진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당사자 개인은 물론 회사의 기술 역량 또한 높이는 계기가 될게 분명하다. 반도체 분야 기술인력이 중국 등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데도 도움이 될 것임은 물론이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별도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정년이 돌아오는 엔지니어와 개발자 직군의 직원들을 선발할 계획이다.

사실 전문가의 세계엔 정년이란게 아예 없고 있다해도 무의미하다. 예술가가 그렇고 연예인 학자들이 그렇다. 첨단 기술직도 마찬가지다. 역량과 성과가 중요할 뿐이다. 미켈란젤로가 걸작 ‘최후의 심판’을 완성한 게 60대 중반이다. 당시 그 나이는 오늘날 100세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선임ㆍ책임ㆍ수석으로 부르던 기술사무직 직원들의 호칭도 다음 달부터 TL이라는 이름으로 통일한다. TL은 기술 리더(Technical Leader), 재능 리더(Talented Leader) 등 중의적 의미를 담은 호칭이다.

또 2020년부터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직원의 성과를 판단하기로 했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협업이 필수적인데 불필요한 경쟁을 부추기는 상대평가 제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1년 후 부터는 무조건 조직 구성원을 미리 정한 비율대로 평가하지않고 성과만 좋으면 전원에게 최상위 등급도 부여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해외 선진 기업을 탐방하고 온 젊은 직원들의 제안을 반영한 것이란게 회사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의 이같은 인사 혁신은 그동안 금과옥조처럼 지켜온 관행을 벗어던지겠다는 선언에 다름아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와 올해 이미 사상 최대 규모의 신규인력을 채용했다. 젊은이의 신규채용 길이 좁아진다거나 집토끼만 건사하려든다는 부정적 시각은 생겨날 여지가 없다. 다만 반도체 호황기의 이같은 실험이 고유한 인사 문화로 자리잡아 불황기에도 무리없이 이어져야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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