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갑자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기습 한파가 자주 찾아오게 마련이다. 이같은 강추위는 근육과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뼈마디가 시리고 쑤시는 관절통증을 유발한다. 추워진 날씨에 열 발산을 막기 위해 허리와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도 수축하는데, 이 때 척추와 신경조직이 압박되며 일시적인 허리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기온이 낮은 새벽이나 아침에 허리통증이 자주 느껴진다면, 허리 건강이 좋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증상을 잘 살피는 것이 좋다.

한파에 주의해야 할 허리질환으로 디스크 파열이 있다.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추간판을 말한다. 이 추간판이 손상을 입어 척추뼈 사이에서 터져 튀어나온 상태를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하며, 흔히 “디스크가 생겼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추위로 경직된 상태가 오래 지속된 경우 작은 충격에도 디스크가 파열될 수 있다. 추운 곳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부상 위험이 높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노인의 경우 더욱 위험성이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디스크 파열은 척추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으나 허리의 경우 요추 4번과 5번 사이, 또는 요추 5번과 천추 1번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이 부위에서 디스크가 파열되어 신경을 누르면 심한 허리통증과 함께 엉덩이부터 다리 뒤쪽까지 감각이상을 느낄 수 있고 종아리, 발등, 발바닥 부위에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파열된 디스크가 다리 쪽으로 이어진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디스크가 터져 신경을 누르면 갑자기 허리통증이 심해지게 된다. 참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극심한 경우도 많다. 주로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아프고 걸으면 편하지만 앉으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 누워서 다리를 들면 통증 때문에 다리를 들어올리기 힘든 것도 디스크 탈출증의 주요 증상이다.

디스크 파열을 예방하려면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허리와 척추 주변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온이 되지 않으면 몸이 경직되고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는 등 허리통증의 원인이 된다. 외출을 할 때는 두꺼운 옷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으면 체온을 유지하는데 한결 도움이 된다.

몸의 온도 자체를 올려 경직된 몸을 부드럽게 이완시켜주는 것도 필요하다. 운동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체온을 올려준다. 추운 날 외출을 해야 한다면 실내에서 먼저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 후 집을 나서는 것이 좋다. 평소 꾸준한 운동을 통해 허리 주변의 근육을 강화해주면 디스크 파열 같은 부상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파열성 디스크는 과거에는 대개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디스크를 제거해주는 수술치료가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통증의 원인을 직접 확인하며 치료하는 비수술적인 방법도 등장했다. 꼬리뼈 공간을 통해 디스크가 탈출된 부분까지 접근한 뒤 치료용 레이저로 신경 압박을 해결해주는 원리다. 마취나 절개 등 수술에 대한 부담이 적어 고령이나 만성질환자의 치료에도 많이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