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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빙하의 나라, 그린란드 ‘모바일-퍼스트’ 바람
올해 스물 여덟 살인 ‘나타샤 페데르센’(Natascha Pedersen)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섬나라인 그린란드에서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최근 10만명을 넘었다. 미용 분야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자신 명의의 회사도 갖고 있다. 보디 페인팅 사진을 올릴 때 마다 그녀의 11만6000명 팔로워들은 열광한다.

현지에서 우리나라 방탄소년단(BTS)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녀는 그린란드 수도 누크(Nuuk)에 살고 있다. 그린란드 다른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도 그녀를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극한의 땅, 에스키모, 빙하, 개썰매, 덴마크 자치령으로 알려져 있는 그린란드. 현대 문명과 차단된 세계를 상상하면서 작년 10월 그 곳에 다녀왔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비행기로 4시간을 날아 그린란드 캉거루수악(Kangerlussuaq) 공항에 도착해 다시 경비행기로 갈아타고 일루리샤트(Illulissat)로 이동했다. 일루리샤트는 그린란드 제2의 도시로 그린란드의 천연 자연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호텔방 창문 앞까지 빙산 덩어리가 떠다니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호텔에서 받은 일주일용 무료 와이파이 이용권은 얼마되지 않아 곧 무용지물이 됐다. 호텔 지배인은 카운터에 있는 잡지를 보여주며 2~3년 후면 상황은 크게 변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들려준 얘기는 이랬다. 현재 그린란드 전역에 광대역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하는 ‘디지털 하이웨이’(Digital Highway) 사업이 진행 중이고 2020년이면 그린란드 국민의 92%가 현대화된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누리게 될 것이란 설명이었다. 바다 밑 두꺼운 빙산을 뚫고 해저 케이블을 확장해 5세대(5G) 모바일 네트워크를 그린란드 도시와 마을에 구축하는 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란다. 작년 말에는 그린란드 전역의 모바일폰을 LTE 네트워크로 업그레이드 하는 현대화 작업도 시작했다고 한다.

지리적으로 동ㆍ서부에 흩어져 있는 도시 주민들을 하나로 묶는 이 프로젝트에 정부는 800만덴마크크로네(한화 약 13억원)의 돈을 투자하고 있다.

유선전화가 사라지고 휴대폰이 선호되면서 그린란드 사람들 사이에서도 ‘모바일 퍼스트(Mobile-first)’가 대세라고 그는 말했다.

또 소셜 미디어와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제 북극 생활에 필수품이 됐다고 했다. 수도 누크에서는 데이터 이용자 수와 함께 개인의 데이터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페데르센과 같은 소셜 미디어 스타가 나오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정부가 공공부문에 오프소스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서 이웃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보다도 선구적인 디지털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그린란드 정부는 최근 ‘누크투자유치단’(Invest In Nuuk)도 꾸렸다. 규제 장벽을 걷어내고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결과 그린란드 경제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고용률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일자리는 넘쳐난다.

세계의 변방, 오지 정도로 여겨졌던 그린란드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경제 침체에 신기술 도입을 가로막는 규제로 답답한 우리나라 상황에 그린란드의 변화는 신선하고 부럽게 느껴졌다.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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