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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 있는 자세만으로 상대방 생각·태도 알 수 있다고?
동상 ‘나타샤’(왼쪽)와 한국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 설치작가 자비에 베이앙. [사진=연합뉴스/SNS캡처]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서 있는 자세만으로도 상대방의 태도나 생각 등을 알 수 있다면?

10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313아트프로젝트에는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 프랑스관 작가로 주목을 받은 설치작가 자비에 베이앙(56)의 두 번째 한국 개인 전시회가 열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인물 조각상 등 신작 20여점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발표하는 의미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현대적이고 독특한 방식의 조각, 회화, 영상, 사진 등의 작업을 한 공간 안에서 경계없이 표현하는 자비에 베이앙은 이번 전시회에서도 독특한 발상의 작품으로 관객의 눈길을 끈다.

두 다리를 한껏 벌리고 몸을 앞으로 쑥 내민 채 턱을 괘고 생각에 잠겨 있는 ‘나타샤’ 동상에 대해 남성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에 대해 베이앙은“남자로 착각한 것은 ‘나타샤’ 자세가 남성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수십 년 전만 해도 여자가 저런 자세로 있으면 사람들이 남자 같다고 지적했겠지만, 요즘에는 아무도 이상하게 안 보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나타샤’는 인물을 3차원 스캔한 뒤 그 형상을 기계적으로 찍어낸 조각상이다. 제품 생산 공정과 흡사한 작업 과정이다. 이를 통해 눈·코·입을 비롯한 인물 디테일은 제거되고 최소 실루엣만 남겨 칼로 잘라낸 듯한 단면은 마치 입체파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베이앙은 조각상 ‘나타샤’를 통해 현대여성의 태도와 생각, 현 시대상을 짐작할 수 있듯이“특정 인물 특성부터 그 시대와 문화까지를 추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람이 서 있는 자세만으로도 그러한 특성들을 읽어낼 수 있기에 항상 사람에게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유명인이나 전문 모델이 아닌, 지인이나 우연히 알게 된 낯선 사람을 기용하는 것도 베이앙 작품의 특징이다. 실존하는 인물 형상이되, 이렇게 보편성을 획득한 조각은 관람객 또한 자신만의 ‘모델’을 떠올릴 수 있도록 이끈다.

베이앙은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오브제 자체 질감과 시각 요소를 탐구하는 데 몰입한 작가다.

그는 “탄소는 우리 삶과 함께한 기본 원소라는 점에서 역사성을 띤다”며 “나무 또한 살아있는 자재이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내기에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월 15일까지.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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