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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협받는 여성 건강 ②] 임산부는 체중 관리만?…치아 관리도 필요
-임신 기간 세균 수 증가로 잇몸질환 발생률 높아
-초기나 후반기 아닌 임신 중기 치료 받기 좋아

[설명=임신 기간에는 입 속 세균 수가 증가해 잇몸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임신 6개월에 접어든 주부 김모(29)씨는 3개월 전부터 잇몸이 들뜨고 칫솔질을 할 때마다 피가 나며 입 냄새까지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임신 중엔 치과에 가면 태아에 좋지 않다는 주위 사람들의 얘기에 치과 가기가 꺼려졌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는 동안 잇몸은 계속해서 붓고 피고름이 나면서 통증이 심해졌다. 김씨는 하는 수 없이 병원을 찾았고 임신성 치은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예비 산모들은 건강한 아이의 출산을 위해 임신 전에 미리 치아 점검을 받는 경우가 많다. 임신 중에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이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신 기간에는 입 속 세균과 호르몬 수치가 증가해 잇몸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불편함이 있다면 임신 기간이라도 적절한 시기를 골라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임산부에게서 치은염 발생률은 일반 여성에 비해 35~100%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임신 중기에 치은염을 유발하는 세균 수가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55배나 높고 잇몸의 염증을 악화시키는 호르몬의 수치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임신 중 나타나는 치은염의 대표적인 질환은 잇몸이 매우 붉게 증식하는 임신성 육아종이다. 이는 임신 중에 치석과 치태 같은 세균성 자극물이 쌓여가는데 입덧 등으로 인해 산모들이 구강 관리를 소홀히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문제는 임신성 육아종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건드릴 때마다 출혈이 일어나고 음식을 씹을 때 심하게 통증을 느끼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한다.

고수진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치과교정과 교수는 “임신기에는 평소와 달리 치은염, 치주염 등의 잇몸질환 발생 확률이 높아 어느 때보다 치아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며 “임신 중에 잇몸질환으로 고생하면서도 진단을 미루다가 임신 말기에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거나 출산 후에 아예 어금니를 뽑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임신 중 되도록 치과는 가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일정 부분 일리는 있다. 임신 중에는 심장 박동수와 적혈구 숫자가 늘고 숨이 차는 현상이 일어나 자칫 치과 치료가 산모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태아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만약 치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산모도 안정기이고 태아에게도 가장 적게 영향을 주는 시기에 치료해야 한다.

임산부의 치과 치료는 태아의 기관형성이 되는 임신 1기(1주~13주)와 분만이 가까워지는 임신 3기(28주~출산)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시기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치과 치료는 초기와 후반기에 비해 비교적 안정기라 할 수 있는 임신 2기(14주~28주)에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1기 또는 3기일 경우에도 방사선 검사를 제외한 간단한 구강관리, 임상검사 등은 실시할 수 있으며 통증이 심할 때는 간단한 응급처치도 가능하다. 따라서 치아나 잇몸이 불편할 때는 무조건 참거나 진통제를 먹지 말고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때문에 임신 기간에는 평소보다 구강관리 신경 써야한다. 임신 초기와 중기에는 양치만 해도 구역질이 나는 양치덧이 심하고 임신 말기로 가게 되면 몸이 무거워지면서 규칙적인 양치질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고 교수는 “임신 중일수록 매 식사 후 양치질과 잠자기 전의 구강 관리를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산부를 위한 치아 관리법

▷입덧이 심해 치약사용이 어려울 때는 소금이나 생수를 사용해서라도 양치질을 한다.

▷칫솔은 치아 2~3개를 덮을 정도의 너무 크지 않은 것으로 부드러운 모가 달린 것을 선택한다.

▷칫솔질은 평소보다 길게 약 5분간 치아를 닦는다.

▷칫솔 외에 보조용품으로 치실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쑤시개는 잇몸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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