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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물에 끓인 채소…연두 한 스푼 ‘이 깊은 맛…’
스페인 자우마 셰프, 세계 최초 순식물성 콩발효 소스 ‘연두’ 극찬…
뉴욕 인기 채식메뉴 연두에 볶은 ‘버섯 웰링턴’ 시연


자우마 셰프가 100% 콩발효 에센스인 연두를 활용해 채식 메뉴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샘표 ]

버섯과 양파라는 동일한 식재료도 크림소스에 섞느냐, 간장에 무치느냐에 따라 이탈리아 요리가 되기도 하고, 한식으로 변하기도 한다. 각국의 전통 소스가 요리에서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채식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보다 쉽게 채식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한국의 전통장은 무엇일까.

글로벌 채식 트렌드 속 한국 전통장의 가능성을 되짚어 보는 자리가 지난 22일 서울시 중구 한식문화관에서 진행됐다. ‘글로벌 채식 트렌드의 해법, 우리맛 에센스 콩 발효에서 찾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특강은 샘표가 주최하고 한식진흥원이 후원한 행사로, 다양한 국가의 대사관과 주재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스페인 요리과학연구소 수석 셰프를 지낸 자우마 비아르네즈(Jaume Biarnes)는 “채식이 글로벌 트렌드로 일고 있지만 서양인들이 채소를 다양하게 즐기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며 한국은 OECD 국가 중 채소 섭취율이 세계 1위이며, 밥상 음식의 70%가 채소라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건강을 위해 의식적으로 채소를 먹는 것이 아니라 채소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우마 셰프가 찾은 그 비법은 바로 한국의 콩발효 문화이다. 이날 그는 한국 콩발효 식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주한 외국인 인사들을 대상으로 세계 각지의 조리법에 콩발효 장을 접목한 채식 메뉴를 직접 선보였다. 

사진 위부터 크렘 브륄레(Creme brulee),바바 가누쉬(Baba Ganoush),버섯 웰링턴(Mushroom Wellington)[사진=육성연 기자]

콩발효 장, 짜지 않고 채소 고유의 맛은 높여=채식 트렌드는 하나의 유행이 아닌, 거대한 식문화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서 한국의 콩발효 장은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자우마 셰프는 “한국의 깊은 맛은 그 어느 나라도 따라오지 못한다”며 “그 중에서도 연두는 한식의 깊은 맛에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고추장이나 된장 등 전통장에 비해 향이나 색이 연하고, 짜지도 않아 외국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채소와 시너지 효과가 좋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식간장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연두는 샘표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순식물성 콩발효 소스다. 동물성 성분과 합성첨가물 없이 콩만을 발효해 만든다.

채식인들이 많은 뉴욕에서 실제 연두를 활용한 요리는 현지인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자우마 셰프는 샘표가 지난해 미국 뉴욕에 오픈한 ‘연두 컬리너리 스튜디오’의 수장을 맡고 있으며, 이 곳은 연두를 활용한 다양한 클래스의 진행과 소비자와의 소통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우마 셰프는 뉴욕에서 가장 핫한 트렌드가 반영된 채식 메뉴 가운데 인기높았던 몇 가지를 소개하며 주한 인사들을 대상으로 직접 요리를 선보였다.

고기 없는 채소 요리가 맛있게 ‘뚝딱’=음식들은 예상보다 쉽고 빠르게 완성됐다. 집에서도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는 채식 요리들이었다. 가장 먼저 선보여진 ‘퀵 채소 수프’는 된장 맛과 달리 맑은 국물에 깔끔한 맛을 지녔으며, 채소 고유의 맛이 잘 느껴졌다. 보통 육수는 고기로 만들지만 맹물에 끓인 채소, 그리고 연두 한 수푼만으로 깊은 맛의 수프가 만들어진다는 점이 신기했다. 


‘후무스’(Hummus)와 ‘바바 가누쉬’(Baba Ganoush)는 채소를 찍어먹는 딥 소스나 빵에 발라먹는 스프레드로 좋은 요리였다. 뉴욕 채식인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후무스의 경우, 소금과 연두를 넣어 만든 두 가지 버전으로 제공됐다. 오이를 찍어 맛을 보니, 소금보다 연두를 이용한 후무스가 짠 맛이 덜해 병아리콩의 담백한 맛이 더 살아났다. 콜리플라워가 들어간 ‘바바 가누쉬’ 역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은 풍부했다.

‘연두 올리오’ 파스타는 소금과 기름을 줄이는 대신 연두로 간을 맞춘 요리였다. 일반 알리오올리오 파스타보다 짠 맛은 덜하고 느끼함은 적었다. 가장 입맛을 사로잡은 메뉴는 ‘버섯 웰링턴’(Mushroom Wellington)이었다. 자우마 셰프는 “뉴욕에서 비건(vegan, 고기는 물론 유제품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인)인들은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에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요리를 원한다”며 “이를 고려해 소고기 대신 버섯과 근대로 속을 채웠다”고 했다. 버터맛이 나는 파이 안에 한식 반찬처럼 연두에 볶은 버섯과 근대, 양파, 백리향(타임)이 들어있어 동서양의 절묘한 조화가 느껴지는 맛이었다. 마지막으로 ‘크렘 브륄레’(Creme brulee)는 계란에도 연두가 잘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준 달콤한 디저트였다.

다양한 채식 메뉴를 맛본 프랑스인 레미 듀퐁(Remy Dupont)씨는 “한국 콩발효는 한국 식문화의 훌륭한 강점”이라며 “한국 콩발효 소스의 매력을 본국 음식에도 접목해 볼 계획”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시연을 마친 자우마 셰프는 “채소를 맛있게 만드는 한국의 콩발효 장은 전 세계적인 채식 트렌드속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것”며 “글로벌 푸드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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