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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단식을 이벤트로 생각하는 한국당, 정말 답이 없다
자유한국당의 무능과 무기력이 도를 넘은 듯하다.야당 3년차가 됐는데도 여전히 ‘웰빙 정당’, ‘초식공룡’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뿌리를 흔들 수 있는 대형 의혹들이 여권에서 속속 불거져 나오지만 이렇다할 대여 투쟁 전략도, 전술도 없이 우와좌왕 허둥대다 헛발질 하기 일쑤다. 한국당이 나서는 바람에 되레 의혹의 본질만 흐트러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망스럽다 못해 안쓰러울 지경이다.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임명에 반대하며 벌이고 있는 ‘릴레이 단식 농성’은 한국당의 이런 현 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다. 소속 의원들이 조를 짜서 국회에서 단식을 한다는 것인데 그 시간이 5시간 30분에 불과하다. 일반인들도 식사 간격이 5~6시간씩이다. 한끼를 건너뛰는 시간조차도 안된다. 도무지 ‘단식’의 의미와 상징성을 알고나 있는지 한심스럽다. 이러니 ‘릴레이 식사’니, ‘단식 투정’이니 하는 비아냥이 쏟아지는 것이다. 슬그머니 단식이란 말을 빼기는 했지만 ‘무능한 제 1야당’의 밑천은 이미 다 드러난 뒤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투쟁방식을 원내 지도부가 제안하는데도 아무런 생각도, 문제의식도 없이 받아들인 소속 의원들이다. 단식 카드는 최후의 항거 수단이다. 함부로 꺼내는 게 아니다. 그러나 한번 꺼내면 목숨을 걸 정도의 결기로 임해야 한다. 정치인 김대중 김영삼의 단식이 그렇지 않았나. 그런데 소속의원 누구도 ‘단식 쇼’에 이의를 달지 않았다니 하는 말이다. 단식을 이벤트 쯤으로 여기고 있다는 게 아닌가.

정말 답이 없는 한국당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모멸감이 들 정도의 참담한 성적을 내고도 여태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는 얘기다.

하긴 이번 만이 아니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 폭로와 관련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시종 호통과 윽박지르기만 있었을 뿐 팩트에 대한 확인은 없었다.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초권력형 게이트’라며 목소리만 높였지 사태 본질에는 전혀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28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하면 한국당의 지지율이 26.7%로 2016년 10월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당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건 여권 실망감에 대한 반사이익에 기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같은 무개념적 행태가 계속된다면 그나마의 지지율도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 대가는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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