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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Y캐슬’ 조현탁 PD “김주영과 같은 입시 코디 문의 늘었다는 건...”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인물들의 감정선을 잘 포착해낸 조현탁 PD의 섬세한 연출이 화제가 됐다. 배우들을 인터뷰해보면 하나같이 “감독님의 연출력”으로 공을 돌렸다.

인물들의 욕망과 위선, 거짓말 등을 표현하기 위해 손 동작을 포착한다든가 하는 조 감독만의 특징이 있다. 조 감독은 “겉 다르고 속 다른 캐릭터의 미세함을 표현해야 한다. 손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얼굴에서 좋은 마음을 드러낸다고 해도 손은 숨길 수 없다”면서 ”사실 막판 들어 연출이 살짝 무너졌다. 격노에 시달리다보니“라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의 인기 요인에 대해서 물어봤다.

“이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핫 이슈가 스토리와 맞아 떨어졌다.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가장 큰 문제다. 입밖에 꺼내기 힘든 입시문제를 드라마가 건드리기 시작하니까 봐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작가가 워낙 꼼꼼하게 자료조사를 한 후 집필해 대본을 안 읽으면 안될 정도로 궁금했다. 교육문제는 외면한 부분도 있었는데. 과감히 들춰냈다. 나도 대치동에 가서 가만히 지켜봤다. 밤 10시가 넘어 아이들이 큰 가방을 지고, 카드를 들고 뭘 사먹으면서 계속 이동했다. 괴상한 모습이다. 이런 걸 많이 생각해봤다.”

‘SKY 캐슬’은 유현미 작가의 자전적 스토리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그렇지 않다. 작가도 아들을 키워 대학입시를 치렀으니, 그 경험을 베이스로 삼았다는 뜻이다”면서 “부모는 자식이 잘되도록 하기 위해 대학입시를 위한 공부를 강요할 수밖에 없다. 작가는 그 결과 무엇이 남을 것인지, 평생이 보장될 수 있지만 정말 그렇게 되는지, 부모 자식간 진심의 질문을 던졌다”고 말했다.

“만약 이명주(김정란)가 첫 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고 아들 영재가 그대로 서울 의대를 다녔다면, 학교에서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온갖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했을 것이다. 서울 의대를 졸업하면 수련의, 전문의 과정을 거쳐 대학병원에 남게 했을 거고, 기조실장, 병원장이 되게 했을 것이다. 그것이 정준호와 엄마의 관계다.”

조 감독은 “사교육 문제를 지적했는데, 김주영 같은 입시 코디를 찾는다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 그게 우리 교육의 맨 얼굴인 것 같아 답답했다”면서 “그러나 드라마에서 이야기한 건 입시 코디가 있다는 게 아니고 교육을 매개로 한 부모 자식간의 얘기, 그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SKY 캐슬’은 아빠의 외도로 불행하게 된 피해자 혜나(김보라)는 기존 드라마라면 조금 착하게 그려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염장지르기가 전문인 독한 캐릭터다. 이 점이 오히려 시청자의 감정이입을 도왔다.

“그런 혜나 캐릭터가 이 시대의 현실이다. 지고지순한 캐릭터가 피해를 받아야 더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혜나는 보다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철저히 현실을 반영해 만들어진 캐릭터다. 한서진도 악당과 지나치게 이기적 면모를 지녀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주인공으로서 호감을 갖도록 하기에 불편한 지점이 있다. 이런 걸 엄마 입장에서 진심으로 연기하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궁금했다.”

. 조 감독은 “막장적이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는 “막장은 죄가 없다. 개연성이나 설득력이 없을 때 문제가 된다. 시청자에게 자극용으로, 악의적으로 사용하는 게 문제다”면서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를 운반하기 위해 사용했다.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할 것이지 하고 예상하고 자극제를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이태란의 캐릭터 논란에 대해서는 “지켜보면서 굉장히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배우가 최선을 다해 연기했는데 ‘오지라퍼’ ‘혐오수임’이라는 말이 나오니 상처를 받는 건 당연하다”면서 “그래도 꿋꿋하게 한 신 한 신 최선을 다하더라. 어느 순간 ‘빛수임’ ‘탄산수임’으로 변했다. 한번 시청자 눈밖에 나면 돌아오기 힘든데.. 그 과정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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