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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ㆍ구글, 사우디女 통제 앱 삭제해야”
사우디여성 통제 앱 ‘앱셔’ 문제 부각
론 와이든 의원ㆍ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촉구

태국 공항에서 억류된 채 트위터로 망명을 요청해 전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가운데)이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오른쪽)과 함께 올 1월1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AP]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최근 사우디 출신 10대 소녀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이 가족의 학대를 피해 사우디를 떠나 캐나다로 망명하게 된 사연이 알려지면서 사우디 여성을 옥죄는 앱에 대한 비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인권운동가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남성들이 여성 통제를 위해 사용하는 앱 ‘앱셔’(Absher)를 삭제할 것을 애플과 구글에 촉구하고 나섰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론 와이든 미국 상원의원(오리건)은 최근 팀 쿡 애플 최고 경영자(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 보낸 서한에서 사우디 남성들이 여성 통제를 위해 사용하는 앱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와이든 의원은 서한에서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있는 앱이 사우디 남성들이 여성들에 대한 혐오스러운 감시와 통제를 쉽게 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며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사우디에서는 아직도 여성이 ‘남성 후견인 시스템(male guardianship system)’의 족쇄에 묶여 있다. 여권을 신청하거나 해외여행, 정부 장학금으로 해외유학을 갈 때 보호자로 돼 있는 남성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앱셔’는 사우디 내무부의 전자정부 포털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남성들이 스마트폰으로 여성의 움직임을 손쉽게 추적하고 제한할 수 있게 해준다. 앱셔 앱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와이든 의원은 “미국 회사들이 여성을 차별하고 반인권적인 사우디의 사회시스템을 가능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CNN의 답변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구글 측은 “조사하고 있다”고만 했다. 사우디 정부 역시 즉답을 피했다.

국제 인권조직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도 애플과 구글에 앱을 이용한 여성인권 학대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대변인은 “앱셔 앱의 사용은 여성을 차별하는 충격적인 시스템을 보여주는 사례로, 사우디에서 진정한 인권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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