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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뿐인 내편’ 드라마를 존립시키는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KBS 주말극 ‘하나뿐인 내편’은 시청률이 40%를 넘었지만,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경쟁 드라마가 없는 상태에서 KBS 주말극이라는 외적 요인의 도움을 받아 시청률이 높게 나타나지만, 개연성 없는 전개를 반복하고 시대적 흐름이나 현재 감성을 따라가지 못한 퇴행적이고 진부한 가족극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하나뿐인 내편’는 기존 가족극과 다른 캐릭터가 하나 있다. 그냥 양념으로 들어간 게 아니라 이 드라마의 존재 자체를 성립시키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될 캐릭터다. 바로 치매 증상을 보이는 박금병(정재순 분) 할머니다.

박금병은 청순가련 도란(유이)의 수호천사다. 치매 모드(?)만 발동시키면 도란을 60년 전에 죽은 동생 명희라 착각하고 도란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할머니는 십대 소녀가 된다. 그리고는 아들 왕진국(박상원)에게 "아버지, 우리 명희 좀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한다. 그렇게 해서 집 나간 도란을 몇번 데리고 왔다. 참 쉽다.

그러가 하면 도란을 괴롭히는 오은영(차화연)과 장다야(윤진이)를 향해서는 “이 첩년!” “첩의 딸년” “못된 년!”이라면서 머리채를 여러번 뜯는다. 박금병이 못된 캐릭터를 응징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고소해한다. 


박금병이 머리를 뜯는 캐릭터와 뜯지 않는 캐릭터로 우리 편과 나쁜 편을 가릴 수 있다. 만약 박금병의 역할이 없었다면 유이가 다시 시댁으로 들어오기 힘들 정도다. 그래서 ‘기획 치매’가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 박금병이 요양병원에 들어갔고, 본인도 적응해야 하는 상황을 직감한 상태여서 앞으로는 박금병의 머리채 뜯기로 상황을 정리하는 일은 어려울 전망이다. 도란(유이)도 시댁에서 이혼을 선언하고 나와 아버지 강수일(최수종)과 함께 하고 있다.

현재는 살인범이 돼 있는 강수일의 편에는 딸 유이와 태풍(송원석), 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홍주(진경) 정도다. 강수일은 태풍에게 “내 옆에 있으면 안돼”라고 하지만 태풍은 그를 떠나지 않는다. 동네 사람들에게 달걀까지 맞아가면서 그런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드라마는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다. 강수일의 범행시 목격자가 나타났으니, 강수일이 살인범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모든 문제와 갈등은 쉽게 해결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박금병의 아들 왕진국(박상원)이 어머니에게 보이는 지극정성 효심으로 중년 시청자의 점수를 따는 걸 잊지 않는다. 왕진국은 과거 요양병원에 있는 어미니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혼자 되신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두고 올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본인이 앞장서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보낸다. 그리고는 왕진국은 혼자 소리 내지 않고 오열한다. 나이가 있는 시청자들은 그런 왕진국을 보고 감동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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