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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부 비만, 질병의 시작 ①] 뱃살 나온 당신에게 찾아 오는 불청객 ‘대사증후군’

-대사증후군, 복부 비만ㆍ고혈압 등 동시에 지닌 상태
-특별한 증상 없는 대사증후군, 첫 신호가 복부 비만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30대 회사원 이 모씨는 업무상 저녁 약속이 많다. 거기에 집에서 회사까지 멀어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한다. 저녁에 술도 많이 먹고 운동하는 시간도 거의 없다보니 1년 만에 체중이 10kg이나 늘었다. 특히 뱃살이 문제다. 이제 1년 전 입던 바지는 모두 맞지 않아 모두 새 바지를 살만큼 배가 많이 나왔다. 그러던 어느 날 우편함에 꽂혀 있던 편지들을 확인하다가 ‘당신은 현재 대사증후군에 해당합니다’라는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게 됐다.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은 복부 비만, 고혈압, 공복혈당장애, 고중성지방, 낮은 HDL콜레스테롤 이라는 5가지 중 3가지를 동시에 지닌 상태를 말한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신체활동 감소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대사증후군은 그 자체로 질병은 아니지만 대사증후군이 있을 경우 심뇌혈관의 질환 발생이 높아지고 다른 만성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위험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7년 ‘건강검진통계연보’를 따르면 건강검진 수검자 1478만5545명 중 약 26%가 대사증후군에 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73.2%는 위험요인을 1개 이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 5개 항목을 진단 기준별로 보면 복부비만 23.9%, 고혈압 43.6% 고혈당 38.3%, 고중성지방 32.2%, 낮은 HDL콜레스테롤혈증 22.1%로 각각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인슐린저항성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대한 몸의 반응이 감소해 근육 및 지방세포가 포도당을 잘 저장하지 못하게 되어 고혈당이 유지되고 이를 극복하고자 더욱 많은 인슐린이 분비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고혈당뿐만 아니라 이상지질혈증 및 동맥경화와 같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코르티솔도 인슐린과 혈당을 증가시켜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수면부족 역시 대사증후군의 높은 유병율과 관련이 있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8시간 이상인 경우 대사증후군 환자가 15%인 것에 비해 6시간 이하인 경우 24.4%로 발생위험이 1.6배 높게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외에 특징적인 불편함이 없어 검사를 하지 않으면 유병여부를 알 수 없다. 혈압이나 혈당, 중성지방 및 HDL 콜레스테롤은 측정하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즉 복부비만이 대사증후군의 하나의 신호일 수 있는 셈이다. 대사증후군 초기 복부비만을 시작으로 다른 위험인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의 치료 중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체지방, 그중에서도 특히 내장지방을 줄이는 것이다. 내장지방을 감량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어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이상 소견들을 호전시킬 수 있다.

생활습관 교정도 필요하다. 한국인들은 대체적으로 음식을 짜게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고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2배 가까이 높아지므로 혈압이 높은 대사증후군 환자는 신경을 써서 식단을 꾸려야 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는 “대사증후군은 신체에서 보내는 일종의 경고이자 신호”라며 “예방 및 치료를 위한 기본 원칙은 규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과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고 생활습관을 점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히 비만한 대사증후군 환자의 경우 적절한 체중 감량을 위해 고지방 및 고탄수화물 음식을 피하고 좌식생활을 줄이고 걷기운동을 늘리는 신체활동 증가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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