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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끝없이 퇴행하는 한국당…파국의 길 가겠다는 건가
전당대회를 앞둔 자유한국당의 역주행이 심각하다. 당초 이번 전당대회는 궤멸되다시피 한 건전 보수 세력을 다시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당권 주자들의 레이스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기대와 다른 정 반대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회 초반 5ㆍ18 폄훼 발언 파동과 태극기 부대의 대구연설회장 난장판 사건으로 역사의 시계바늘을 되돌린다는 호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한데 그것도 모자랐던 모양이다. 이번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부정하는 ‘테블릿 PC 조작설’이 다시 등장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힘입어 3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회복하며 어렵사리 탄핵의 악몽에서 나려던 참이었다. 전당대회는 그 디딤돌이 되기에 충분한 이벤트다. 하지만 절호의 기회를 차버리고 한국당이 다시 파국의 길로 들어서는 꼴이 되고 말았다.

박 전대통령 탄핵 부정 논란은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보수가 아닌 반동”이란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그 한복판에 유력 당권 주자인 황교안 후보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더 실망스럽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을 포함한 234명의 국회의원이 찬성하고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결정에 의해 이뤄졌다. 국민의 80% 이상이 이에 동의했다. 탄핵의 단초가 된 테블릿PC 역시 조작설이 제기됐지만 검찰 수사를 통해 과학적인 입증을 마친 사안이다.

황 후보는 이전 정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바 있어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헌재 탄핵 결정 직후 “헌재의 결정은 존중해야 한다”는 자신 명의의 대국민담화문까지 냈다. 그런데도 TV토론에서 “탄핵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테블릿 PC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납득이 가질 않는다. 상황에 따라 말이 달라진다면 정치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 설령 황 후보가 당 대표에 올라선다 하더라도 ‘정치인 황교안’으로 큰 뜻을 펼쳐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번 한국당 전당대회의 캐치프레이즈는 ‘다 함께 미래로’다. 그런데 이번 전당대회는 미래는 고사하고 제자리도 지키지 못하며 거꾸로 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국당은 내년 총선에서 지난해 지방선거보다 더한 대 참사를 당할 게 뻔하다. 진보와 보수 세력이 양립하지 못하면 국가는 건전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당이 망하는 것이야 무슨 상관이랴만 보수 세력이 설 땅이 사라지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제라도 건전한 보수세력의 중심으로 거듭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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