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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인공지능의 어깨에 올라서서
“사무실에서 직원이 노래를 부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해 캠코의 청년인턴 채용 1차 면접에서 나온 질문이다. 까다로운 질문 내용만큼이나 지원자들을 더욱 당황케 한 것은 질문을 건넨 이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 면접관이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캠코는 채용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금융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인공지능 면접’을 도입했다. 처음 도입하는 면접 방식임을 고려해 평가점수에는 반영하지 않고 지원자의 역량을 검증하는 참고자료로만 활용했지만 ‘인공지능 면접’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지원자들은 면접관의 주관적 판단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기존의 면접 방식보다 인공지능 면접이 더욱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평가해줄 것이란 기대가 컸다고 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조직과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효율적으로 선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면접이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채용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이와 같은 인공지능 면접이 가능해진 것은 심층학습을 통해 스스로 지식을 익히는 알고리즘 기반의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 덕분이다. 인공지능은 ‘딥러닝’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오차를 줄여나가 질문에 가장 적합한 답을 도출한다. 아마존의 ‘알렉사’, 애플의 ‘시리’ 등 우리에게 친숙한 대부분의 인공지능 서비스는 딥러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왕비의 질문에 대답을 해줄 마법거울도 인공지능 기술로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공지능 컴퓨터 ‘프로젝트 디베이터(Project Debator)’와 세계 토론 대회 우승자 간 토론 대결은 ‘딥러닝’이 어느 수준까지 도달했는지 잘 보여준 사례다. ‘프로젝트 디베이터’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저장된 데이터만을 활용해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며 토론 주제에 관한 의견을 청중에게 전했다. 비록 이날 토론은 인간의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향후 인공지능이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의 양이 늘어 첨단 기술과 융합될 경우 나타날 시너지를 예상하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끊임없는 기술 발전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나갈 주요 핵심 사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인공지능은 제조분야의 공정 자동화뿐만 아니라 금융ㆍ법률ㆍ교육ㆍ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 환경을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모습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우리도 이에 대한 만반(萬般)의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주력산업의 부진과 생산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투자는 우리경제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정부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인공지능을 데이터경제, 수소경제와 함께 3대 혁신성장 전략투자 분야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캠코 역시 금융공기업으로서 국민경제의 편익을 높일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유명한 아이작 뉴턴은 “내가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대에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라는 거인’을 통해 후대인들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바야흐로 혁신의 격동기인 오늘날, 모쪼록 우리 경제가 인공지능의 어깨에 올라서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힘차게 전진해 나가길 기대해본다.

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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