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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현대차그룹 신사옥 외부 공동개발 옳은 방향이다
현대차그룹이 외부 자금을 수혈하는 방식으로 서울 삼성동 신사옥(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방안의 변경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현재 연기금ㆍ국부펀드ㆍ글로벌기업 등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GBC 공동 개발 의향을 타진중이다.

옳은 방향이다. GBC는 현대차 그룹의 해묵은 숙제였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GBC를 설립하고, 이를 그룹 사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2014년 10조5000억원이 넘는 부지매입 대금도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가 분담했었다.

하지만 경영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경영실적은 우려를 불러오기 충분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해 매출액은 151조421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차량 판매대수는 각각 459만대 281만대로 전년보다 불과 2%도 늘지 않았고 이익은 반토막 나버렸다. 몇년전만해도 10조원을 넘기던 양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5795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올들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미래차 핵심기술 확보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하기위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모두 45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었다. 연평균 9조600억원 수준이다. 지난 5년(2014~2018년) 연평균 투자액(약 5조7000억원)보다 58.9% 늘어난 규모다.

그런데도 주변의 눈길은 곱지 않았다. 재무적 부담때문이었다. 그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심지어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투자 종용에 떠밀려 내놓은 계획으로 폄훼되기까지했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5년간 45조원을 투자한다고 해놓고 또 다시 GBC에 천문학적 자금을 더 쏟아붓기는 힘든 일인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계획과 중국 현지합자투자 공장의 구조조정에 이어 해외 개발 전문가들을 참여시킨 신사옥 개발 방식 전환까지 지난 수년간의 고민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결정들을 내렸다. 정의선식 결단인 셈이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오는 22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회사인 글래스루이스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제안 안건보다 현대차측 제안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빠르게 진화하는 자동차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상당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잠재적 인수합병(M&A) 활동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현대차그룹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자기만 쓸 신사옥을 고집했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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