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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은도 필요성 인정하는 역전세난 대책
깡통전세와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19일 ‘최근 전세 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 보고서를 내놨다.

한은의 이번 보고서가 현재 역전세난의 심각성을 직접 지적하지는 않는다. 한은은 전셋값이 10% 하락할 경우 집주인의1.5%(3만2000가구)는 예ㆍ적금을 깨고 추가 대출을 받더라도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00명중 한 두명이라면 그리 큰 비중은 아니다. 부족 자금 규모도 크지 않은 편이다. 3만2000가구 중 71.5%는 2000만원 이하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됐다. 5000만원 이상 부족한 비중은 7%%에도 미치지 않는다.

세입자 측면에서 봐도 작년 말 92조5000억원의 전세자금 대출중 고신용(1∼3등급)차주가 대부분(81.9%)이고 취약차주는 3.8%에 불과하다. 임대인의 재무 건전성, 임차인의 전세대출 건전성을 고려할 때 전셋값 하락에따른 금융 시스템의 리스크는 현재로서 크지 않다는 진단인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최근 주택 시장 상황을 볼 때 전셋값 10% 하락은 비현실적인 가정이 아니다. 게다가 전셋값 하락세는 20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다. 올여름께면 갭투자로 전셋값이 최고조에 달했던 2년 전 입주한 세입자들의 계약 만료 시기가 대거 도래한다. 이미 전세자금 대출의 보증사고와 보증기관의 대위 변제는 늘고 있다. 위험성은 점점 커진다는 얘기다.

한은이 에둘러 지적하는 것도 이부분이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지역이나 부채 레버리지가 높은 임대 주택 등을 중심으로 보증금 반환 리스크가 높아지면 금융기관 대출 건전성 저하, 보증기관 신용리스크 증대로 전이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집값과 전세 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올바른 방향인 것은 맞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지난 10년간 2배 가까이 올랐는데 최근 좀 떨어진다고 큰 문제인양 호들갑을 떤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하지만 급등과 마찬가지로 급락도 좋을게 없다. 더욱이 그 피해를 집없는 서민들이 입는다. 갭투자로 집을 산 투기꾼까지 보호할 필요는 없지만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안심 대책은 필요하다. 금융당국이 역전세 상황에대한 실태조사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 아닌가.

이미 전세금 반환이 어려운 집주인에게 집을 담보로 전세금 반환자금 일부를 빌려주는 역전세대출 상품이나 깡통주택의 경매 처분을 늦출 수 있도록 하는 경매유예제도 기간 연장 등 방안들도 구체화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책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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