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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덤의 성공…글로벌 스튜디오가 목표”
이상백 에이스토리 대표
‘킹덤’ 경쟁력 토대로 IPO 준비
국내 최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업성 우위…해외 진출 교두보


이상백 에이스토리 대표 [사진=에이스토리 제공]

“미국 진출을 꿈꾸는 ‘할리우드 키즈(kids)’의 마음으로 창업했고, 15년이 지난 지금은 할리우드 시장 최고 플랫폼과 공동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습니다. 생명력 강한 IP(지적재산권)를 작가와 감독이 함께 창작하고, 우리 콘텐츠를 원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글로벌 스튜디오가 되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드라마 ‘킹덤’의 제작사 에이스토리의 이상백 대표<사진>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처럼 포부를 밝혔다. 킹덤은 에이스토리가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와 함께 제작한 드라마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 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타이틀을 따낸 것은 에이스토리가 처음이다. ‘작가ㆍ이야기 중심의 제작사’, ‘내수 탈피’, ‘플랫폼 종속 지양’ 등 뚜렷한 철학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확보해 온 이 대표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으로 인해 잠시 미뤄뒀던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가 가장 전면에 내건 에이스토리의 정체성은 ‘IP 중심’이다. 국내 방송채널을 통해서만 소비되지 않고 세계로 무대를 넓히기 위해선 무엇보다 ‘작가’가 중심이 돼 만들어낸 생명력 있는 IP가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기존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대부분의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은 감독인데, 이런 구조 아래 작가들이 ‘소모’되기만 해서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같은 철학에 동의했던 작가, 감독들을 규합해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킹덤은 에이스토리가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와 함께 제작한 드라마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 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타이틀을 따낸 것은 에이스토리가 처음이다. [에이스토리 제공]

물론 한국에서도 작가 중심으로 제작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로맨스코미디 장르 드라마가 많지만, 보다 생명력이 긴 시리즈물을 잇따라 내놓을 수 있는 집단창작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몸이 가볍다”는 점도 기존 제작사와의 차별점이다. 일정 방송시간대에 드라마를 채워 넣어야 하는 플랫폼 사업자 산하 제작사들의 경우, 대부분 기간의 제약을 감당하며 드라마를 제작한다. 이 대표는 “돈과 시간이 많이 투입될수록 드라마의 퀄리티는 높아질텐데, 문제는 그만한 투자를 감내할 수 있느냐일 것”이라며 “에이스토리는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한 방’ 터트릴 수 있는 콘텐츠에 매달릴 수 있는 장점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가 6개월 이내 제작을 마쳐야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 반면, ‘킹덤’의 경우 기획과 촬영, 후반작업까지 포함해 소요된 시간이 2년에 달한다.

전세계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찾아 나서던 넷플릭스의 손을 잡았던 것은, 에이스토리의 경쟁력을 세계 무대에서도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국내 지상파 주말연속극이 통상 회당 3~4억원 수준인 데 반해, 넷플릭스나 아마존 등이 공급하는 소위 ‘대박’ 드라마의 경우 회당 매출이 50억원에 이른다. 반면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된 ‘킹덤’은 총 6부작에 불과함에도 불구 100억원이 훌쩍 넘는 매출을 안겼다.

이 대표는 “사업성이 높은 것은 물론, 전세계인으로부터 받는 피드백이 임직원 모두에게 자극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할리우드를 관통하는 제작 노하우를 앞세워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에이스토리는 ‘킹덤’을 통해 증명한 경쟁력을 토대로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내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에이스토리는 이미 지난 2015년 NH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을 준비해 왔으나, 2016년 한한령으로 인한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시기를 미뤄 왔다. 지난해 46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던 에이스토리는, 이미 올해 상반기 최소 2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예약해 둔 상황이다. 현재 CJ ENM, 제이콘텐트리, 중국 텐센트, SM, 초기 단계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VC) 등이 에이스토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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