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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장우, “왜 본부장은 꼭 잘 생기고 말라야 하나요”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이장우(33)는 말을 잘했다. 그는 준비된 인터뷰이(interviewee)였다.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 ‘왕대륙’ 역을 맡았던 이장우는 드라마에 대한 어떤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성실하고 소신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하나뿐인 내편’은 종영 직전 무려 49.4%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이장우는 “50%라는 숫자는 생각도 안했고 저희끼리 40%만 넘어도 너무 좋겠다고 했는데, 진짜로 그 정도로 나와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뿐인 내편’은 내용 전개의 자극성을 자주 지적받았고, 캐릭터를 운반하는 작가의 능력 등에 의문이 제기된 드라마이기도 했다. 치매 노인을 다루더라도 갈등과 코믹의 소재로 함부로 다루지 않고 노인의 삶과 목소리에 귀 기울인 JTBC ‘눈이 부시게’와는 큰 차이가 났다.

이장우는 “처음부터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감수하려고 했다. 내용이 살인자와 그 딸 이야기다 보니, 강한 소재로 인물과 인물이 엮이게 됐다. 이런 인간관계의 오해를 풀려면 간 기증 같은 거여야 했다. 처음부터 시놉시스에 간 이식이 있었다. 의사에게 물어봐도 간밖에 없었다”면서 “그 부분에서 시청자에게 비판을 받았는데 시청률이 나오는 걸 보니, 좋아하시는 것 같다. 비판 하면서 많이 보신다”고 말했다.

이장우는 제대후 복귀작이라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안정을 찾았다. 그는 “군대에 있는 내내 불안했다. 잊혀지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이제 직장에 입사해 제대로 일하는 느낌이다. 여유도 생겼다. 선배들에게 촬영 외적인 부분에서 가르침과 영향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장우는 드라마 초반 약간 통통한 얼굴로 나와 화제, 또는 가벼운 논란거리가 됐다. 너무나 마른 유이와 대비돼 ‘돼륙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그는 나름 본부장 캐릭터의 다양성을 생각한 것 같았다.

“기업체 본부장을 맡았는데, 왜 본부장은 매번 잘 생기고 마른 체형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든든한 풍채로 나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살을 조금 찌웠다. 일종의 변화이자 시도였다. 나는 비주얼 담당으로 들어온 게 아니다. 하지만 욕을 많이 먹었다. 유이 밥을 뺏어 먹었냐는 댓글도 봤다. 그러다 중후반 자리를 잡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음 작품에서는 살을 완전히 빼 샤프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이장우는 치매 할머니로 설정된 박금병(정재순) 캐릭터라는 장치를 활용해 너무 쉽게 상황을 해결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상황을 손쉽게 불러 들여, 그 뒤에 디테일 있게 이야기를 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였다. 정재순 선배님도 치매 할머니를 연기하면서 너무 힘들어하셨다. 대사도 미니시리즈 여주인공급이고, 머리 채를 잡아야 하는 액션까지 있었다. 그 정도면 바꿔달라고 하실만도 한데, 한마디 불평도 없이 소화해내셨다. 치매 상황을 찍고 나면 힘든 게 보였다. 호흡도 가빠졌다.”

이장우는 드라마의 높은 인기에 대해 “이유는 잘 모르겠다. 우리끼리 사이좋게 촬영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잘 전달된 게 아닐까 하는 말을 최수종 선배님이 하신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로 인해 부모님이 좋아해 효도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식당에 가면 인기를 실감한다고도 했다.

“식당에서 만난 아주머니들은 어머니 입장에서 차화연 씨 편을 들었다. 아내인 도란(유이)을 포기하라고. 살인자 딸은 안된다면서. 아들을 둔 부모님들은 이혼하라는 충고가 많았다.”

이장우는 “최수종 선배님은 선한 분이다. 나도 앞으로 그 분처럼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최수종 선배님에게서 어떻게 행복을 느끼고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지를 배웠다”면서 “아버지로 나온 박상원 선배님에게는 다른 연기자와 스태프를 챙기고 회식을 통해 소통하는 법을 가르쳐주셨다. 어머니로 나온 차화연 선배님도 융화시켜주는 모습이 좋았다”면서 배운 게 너무 많았다고 했다.

이장우는 일일극과 주말극 외에도 캐릭터를 더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미니시리즈나 장르물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차기작에서는 순애보적인 역할보다는 폭넓고 센 캐릭터를 해볼 계획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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