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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양창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고령자를 위한 축산식품 개발에 관심을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구구조의 고령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베이비 붐 세대의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고령사회는 전체 인구의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14% 이상 20% 미만인 사회를 말한다. 이렇게 보면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가 17.5%에 이른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섰다. 각 분야에서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에 힘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령자를 위한 연구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부분은 ‘건강한 식생활’이다. 노인은 젊은이보다 치아가 약하고 부족해 씹고, 삼키고, 소화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또한 음식 섭취량이 줄고 풍미를 느끼는 감각이 약해진다. 따라서 적은 양을 섭취해도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충분한 영양소를 공급해야 한다. 미각적인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기술도 고려돼야 한다.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다른 나라들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층을 위한 식품 개발연구를 진행하고 정책 기반을 구축했다. 대표적으로 일본이 그렇다. 고령자가 섭취하기 쉽도록 효소 침투법, 포화 증기가열법 등 재료를 부드럽게 하는 기술을 개발해 식품 산업에 적용하고 있다. 또한 고령친화식품을 뜻하는 개호(介護) 식품 업체를 중심으로 협의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자체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푸드’와 ‘스마일케어식’이라는 고령자 식품의 규격 기준도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고령자 식품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국내 산업 전반에 확대하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올해부터는 노인에게 알맞은 축산물, 축산식품의 성질과 기호도 기준을 확립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고기, 달걀, 유제품의 섭취량이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달걀과 유제품은 매우 높은 단백질 가치(protein value)를 가지고 있고, 고기는 근감소증 예방에 도움을 주는 필수아미노산과 노인층에 부족한 비타민 B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진정한 실버문화는 외양에 치중하기 보다 건강유지로 내실있는 삶을 유지하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노년기에는 건강 증진을 위해 축산물과 축산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농진청에서는 고기, 달걀의 알맞은 조리 방법과 유제품 제조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고령자가 쉽게 축산물을 먹고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는 고령 친화형 축산가공품 개발도 추진할 것이다. 연구가 마무리되면 관련 정보를 국내 고령 소비자와 관련 산업체에 제공할 계획이다.

삶에서 먹는 즐거움은 매우 크고 중요하다. 태어나서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사람다운 기능도 먹는 것이다. 먹는 것으로 영양을 공급받아 성장하고 사회적 일상을 지탱한다. 우리 국민 모두 100세까지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씹고 즐기는 즐거움이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 더불어, 노인 삶의 질을 향상하고 국내 축산업과 고령 친화 산업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고령자를 위한 축산식품 개발에도 많은 관심을 당부 드린다.

양창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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