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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번에는 군의관이 출근조작…군 기강 총체적 난맥
우리 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은 듯하다. 이번에는 일선 군 병원 군의관들이 출퇴근을 조작하다 적발됐다. 육군 양주병원 등에 소속된 군의관 8명이 근무를 하지 않고도 마치 한 것처럼 꾸몄다가 꼬리를 잡힌 것이다.

적발된 군의관들이 출근을 조작한 수법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들은 지문 인식기로 출퇴근이 기록된다는 사실을 최대한 악용했다. 실리콘으로 지문 본을 뜬 뒤 이를 출근한 일부 군의관에게 맡겨 ‘출근 상태’로 만들었다고 한다. 범죄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치밀하고 조직적인 수법이다. 더욱이 이들은 퇴근 시간까지 조작해 야근 수당도 챙겼다고 하니 더 기가 막힌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군기 문란 사고가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강원도 춘천의 한 부대에서 국산 신형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이 오발돼 공중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한 발당 15억원짜리다. 전역을 앞 둔 카투사 병장들이 무단으로 부대를 이탈해 집에서 머물다가 붙잡힌 적도 있었다. 지난 1월에는 공군 대형이 취업을 위해 군사 기물을 유출하다 기소되기도 했다. 그야말로 총체적 군기 난맥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군의 기강해이가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지만 특히 심각한 분야는 군 의료 인력 관리쪽이다. 얼마전에는 육군 특수전사령부에 근무하는 한 군의관 중위가 상관의 허락도 없이 무단 결근을 일삼다가 구속돼 군 검찰의 조사를 받는 일이 있었다. 그는 2016년 임관 이후 124번의 늑장 출근했고, 62 차례나 임의로 전화 휴가를 신청했다고 한다. 게다가 제대로 응급 대기도 하지 않고, 불성실한 진료로 의료사고를 낸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같은 부대에 계속 근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군의관은 잘못을 해도 솜방망이 징계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군 의료시설 근무 인력이 절대 부족하다보니 쉬쉬하며 유야무야 넘어간다는 것이다. 군의관들도 적당히 시간을 때우고 제대하면 그만이란 생각을 하니 기강이 제대로 잡힐 리 만무하다. 군 당국은 이번 군의관 출근 조작 사건과 관련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풀어질대로 풀어진 군 기강 확립을 위해서라도 해당 군의관들을 엄하게 징계해야 한다. 그 여부를 국민들도 확실히 지켜볼 것이다.

차제에 의사 단체의 반대로 무산된 국방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다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군 의료 인력 안정적 수급은 물론군의관 단기 복무에 따른 숙련 군의관 양성 차원에서 절대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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