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삼성전자 실적쇼크, 시장 수급과 가격만의 문제 아니다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공시를 했다. 매달 5일쯤하는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분기 경영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실적현황을 미리 언급한 것은 창립 50년 역사에 이번이 처음이다. 당사자보다 실적 예상을 더 잘 할 외부기관은 없다. 말이 ‘예상’이지 실은 ‘통보’다. 시장 충격을 줄이려는 예방주사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충격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만해도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에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8조~9조원대였다. 그게 이달들어 7조원대로 떨어지더니 26일 공시로 보면 6조원대인 모양이다. 지난해 1분기 실적(15조6400억원)의 반토막도 안된다. 사상 최대실적이던 지난해 3분기(17조57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토막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쇼크를 한 기업의 사례로만 봐서는 안된다. 한국 산업의 복합적 위기로 인식해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원인은 시장 수급상황과 가격변동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했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이 동반추락했다. 중국의 계속된 증설로 둘 다 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별 도리가 없다.

하지만 원인을 시장으로 국한해서는 안된다. 그래서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 문제는 앞으로다. 우선 2차 충격이 올 수 있다. ‘발등의 불’은 신용등급 하락이다. 세계 양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S&P는 올해 초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적 전망은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6개월후엔 실제등급을 내리겠다는 사전적 조치다. 삼성전자뿐이 아니다. 이미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SK그룹 계열사 그리고 이달들어 LG화학까지 줄줄이 부정적 전망만 받아들고 있다.

다음달에는 국가신용등급 연례심사도 시작된다. 이것도 좋을 게 하나 없다.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 전망에 미궁에 빠진 북핵문제, 한일 갈등의 고조 등 부정적 요인만 넘친다. 부정적 평가가 나오지않으면 다행이지만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유일한 방안은 정책변화다. 최저임금 과속인상을 멈추고 탄력근로제 기업의 비용상승 부담을 줄여주는 것만으로도 산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규제완화로 신산업 동력을 만들어주면 금상첨화다. 친노조, 반기업 정서를 벗어나는게 먼저다.

정부도 “반도체를 비롯해 주력산업의 침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구두선에 그친 얘기가 아니길 바란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