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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건강포럼-김세윤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 신경외과 전문의]굽은 허리, 유모차에 의지해 걷는다면…
길을 가다보면 유모차에 기대 허리를 굽힌 채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는 어르신들을 자주 보게 된다. 허리가 굽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이처럼 걷는 것조차 힘겨울 정도라면 척추관협착증 같은 척추질환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노년층의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 척추질환이다. 노화로 인해 신경이 지나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자극해 허리에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엉덩이를 지나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자극을 받으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바닥 등 하지에도 저림과 당김, 통증 같은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문제는 이같은 통증 때문에 환자가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대개 가만히 누워 있으면 아무 일이 없고 허리를 펴고 서거나 걸으면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질수록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줄어든다. 허리를 숙이면 일시적으로 척추 뼈와 뼈 사이의 공간이 늘어나며 신경통로가 넓어져 통증과 저림이 완화되기도 한다. 어르신들이 짧은 거리를 걷다가 쪼그리고 앉아 쉬거나, 유모차나 보행 기구에 몸을 앞으로 기대며 걷는 것은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인 경우인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으로 허리가 굽고 걷지 못할 정도로 힘이 든다면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것도 힘이 들 정도로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워진다. 가벼운 운동도 하지 못하게 되어 전신건강도 악화되는 악순환도 시작된다. 방치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감각이상, 배뇨장애, 마비 등 심각한 신경증상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대개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보존적인 치료나 비수술적인 치료로 얼마든지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마비증상, 대소변 장애 등 심각한 신경증상이 동반된 경우, 3개월 이상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을 때는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한 손상일 때는 응급수술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수술기법이 발달하여 부담이 크게 줄었다.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질환으로 평소 습관을 통해 충분히 발병을 늦추거나 예방이 가능하다. 허리건강을 위해 자세를 바르게 하고 수시로 스트레칭을 하면 척추건강과 근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등 척추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금물이다. 담배와 비만 역시 척추 건강에는 약영향을 미치므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골다골증에 따른 척추압박골절 후 척추변형, 노화로 인한 허리근력 약화도 허리가 굽는 원인이다. 예방을 위해선 평소 척추 근력유지를 위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평지에서 약간 빠르게 걷는 정도의 운동이 허리에 부담을 덜 주면서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골다공증 관리도 중요하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가벼운 충격에도 척추에 금이 가는 등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치료를 위한 약은 기본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다양한 영양 섭취는 근육과 뼈를 발달시켜 골절 위험을 크게 줄여 준다.

김세윤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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