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야가 나란히 1승씩을 주고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경남 창원 성산에서는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고 최종 발표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선자를 내지 못했지만 창원 성산에서 정의당과 후보를 단일화했으니 여야가 무승부를 기록한 셈이다.

선거를 치른 지역은 두 곳에 불과했고, 과실도 나눠 가졌지만 그 결과가 정치권에 던지는 시사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무엇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완패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경남 지사는 물론 창원시장 통영시장 고성군수를 모두 가져갔다. 한데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사정은 180도 달라졌다. 통영 고성에선 예상보다 큰 표차로 참패를 했고, 완승을 점쳤던 창원 성산은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그나마 그 승리도 결코 민주당 몫이라 할 수는 없다. 이 대표도 선거를 치르면서 확연히 돌아선 민심을 확인했을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기초의회 선거에서도 전패를 하는 등 단 한 곳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민주당이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활로를 잃은 경제, 더 고달퍼진 민생, 인사의 난맥상 등에 대한 실망감이 표심에 반영된 탓이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창원성산에서 여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 “민주당과 정의당 공동의 승리이자 창원 성산의 미래를 선택한 시민 모두의 승리”라고 밝혔다. 아전인수격 해석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한국당이 승리한 선거도 아니다. 한국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총력전을 전개했다. 황교안 대표는 아예 창원에서 숙식하며 선거전을 진두지휘했고, 반응도 호의적이어서 내심 ‘싹쓸이’도 기대했을 것이다. 실제 이번 선거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등을 돌렸던 민심이 어느 정도 되돌아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당의 ‘선전’은 현 정권의 실정에 의지한 반사이익에 지나지 않았음도 거듭 확인됐다. 한국당 스스로 혁신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 얻어낸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당인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인 우위만 보였다 뿐이지 한국당 역시 승리한 선거는 아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선거에 드러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두 곳에 지나지 않은 선거지만 정권 중간 평가의 의미를 담기에 충분하다. 한국당 역시 마찬가지다.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민심은 순식간에 돌아선다. 내년 총선까지 꼭 1년이 남았다.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