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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한결의 콘텐츠 저장소]넌버벌 퍼포먼스의 전설 ‘푸에르자부르타 웨이라’ 바뀌는 무대 동선 ‘압권’

푸에르자부르타 웨이라 공연 장면. [공식 인스타그램 자료]

서울에서 ‘푸에르자부르타 웨이라(Fuerza Bruta Wayra)’가 다시 공연된다. 이 공연은 아르헨티나 제작진 ‘델 라 구아다(De La Guarda)’팀이 만든 세 번째 작품으로,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며 폭발적인 흥행을 이끈 그들의 두 번째 작품 ‘푸에르자부르타(Fuerza Bruta)’(2005)의 속편이다. 전작인 ‘푸에르자부르타’에 라이브 음악연주가 가미되고, 일부 장면들이 추가되면서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는 황홀함 가득한 축제의 무대로 거듭났다. 이 공연은 2014년 뉴욕의 데릴로스 극장(Daryl Roth Theatre)을 시작으로 영국, 브라질, 이스탄불,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공연됐다. 국내에서는 2013년 ‘푸에르자부르타’로 첫 선을 보였고, 작년 10월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가 공연됐으며 이번 4월 23일에 다시 내한이 있을 예정이다. 필자는 뉴욕 데릴로스 극장에서 본 기억을 회상해본다.

‘델 라 구아다’팀의 공연은 지속적인 흥행의 명맥을 이어 나가며 넌버벌 퍼포먼스의 세계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특히 넌버벌 퍼포먼스의 배경에 깔려 있는 예술적ㆍ실험적 사고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공연으로, 공연장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며 무대와 객석의 개념을 완벽하게 허문다. 즉 관객이 있는 공간이 곧 무대가 된다. 매 장면마다 바뀌는 무대의 동선은 다음 장면이 어디에서 펼쳐질지 예측할 수 없으며, 착석 관람이라는 개념은 깨지고 관객들은 장면에 따라 자연스럽게 공간을 이동하게 된다. 신나는 음악과 역동적인 배우들의 연기와 춤, 걷고, 뛰고, 부딪히고, 벽을 타고, 매달리고, 날아다니는 배우들은 공연장의 모든 공간을 무대로 만든다.

어둠 속, 커다란 컨베이어 벨트 위를 전력 질주하는 남자, 높은 벽을 거침없이 종횡하는 여자들, 쇠파이프로 만들어진 좁은 구조물 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거칠게 발을 구르고 팔과 손목을 요란하게 흔들면서 원시적이고도 파괴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춤, 배우들은 많은 장면에서 지속적으로 세트, 소품과 부딪히거나 부수고 뚫고 지나가면서 아수라장을 만든다. 그들이 부딪히면 부딪힐수록 더 폭발적인 에너지가 발산된다. 그리고 그 충격으로 공중에 날리는 하얀 종이들과 가루들은 마치 폭죽이 터지듯 폭발한다. 현대인의 고된 일상과 스트레스가 연상된다. 바로 곁에서 그러한 광경을 보고 있는 관객의 심장은 점점 빠르게 뛰고 희열을 느끼며 축제의 분위기에 젖어 든다.

신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음악과 함께 커다란 천이 바람에 날리듯 공간 전체를 휩쓸고 지나간다. 잠잠해진 분위기 속에 머리 위에서 커다란 수조가 내려온다. 온 천장을 가득 덮고 무게감 있게 하강하는 커다란 공중 수조, 즉 올려다보는 무대이다. 곧이어 여배우들의 다이빙이 시작된다. 네 명의 배우들은 수영하듯 물속을 미끄러지며 가로지르거나 발을 구르며 물보라를 일으키거나 파장을 만들고, 손바닥을 내려치며 점점 격정으로 치닫는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움직임에 의해 만들어지는 물결과 여러 패턴들을 올려다보며 몽환적이고도 신비스러운 분위기 속에 흠뻑 빠진다. 발밑으로 내려다보는 배우들과 올려다보는 관객들은 서로 눈을 맞추며 교감하고 수조를 사이에 두고 서로 손을 맞대어본다. 인간의 몸과 오브제의 혼용으로 관객에게 특별한 체험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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