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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슬림 女의원 오마르, 美 민주주의 ‘관용’ 시험대…트럼프 “반애국적” 맹공
트럼프, 오마르-9ㆍ11테러 편집영상으로 공격
민주당, 대통령 비판 속 오마르 감싸기에 신중
NYT “오마르, 복잡한 인물”…유대인·경합주 문제도
오마르 인기는 상승…1분기 정치후원금 9억원 

미국 민주당의 무슬림 초선의원인 일한 오마르(36·미네소타) 하원의원.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민주당의 무슬림 초선의원인 일한 오마르(36·미네소타) 하원의원이 미국 정치권과 유권자들 사이에서 ‘관용’의 시험대로 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마르 의원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는 가운데, 민주당은 대통령이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면서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해 오마르 감싸기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마르 의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43초짜리 편집 동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는 오마르 의원이 한 행사장에서 9·11 테러와 관련해 “일부 사람들이 뭔가를 저질렀다”고 언급하는 장면만 편집해 반복해서 보여주면서 사이사이에 테러 당시 항공기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충돌해 폭발하고 사람들이 대피하는 광경을 삽입한 동영상이다.

이로부터 세 시간도 지나지 않아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은 오마르 의원을 “힘과 용기가 있는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민주당의 방어 전선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15일 폭스뉴스가 샌더스 의원을 “오마르의 든든한 후원자”라고 표현하자 그는 “내 평생 일한과 두 번밖에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 지도부인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공격을 위해 9·11 테러의 고통스런 이미지를 들먹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도 오마르 의원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 지 이틀이 지난 14일에야 성명을 내고 의회 관계자들과 논의해 의회 경찰이 오마르 의원과 가족, 참모에 대한 신변 보호를 하도록 조처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16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오마르 의원은 옹호하기 복잡한 인물”이라며 “민주당 지도부는 이 초선 의원을 어떻게 다룰지 씨름하고 있다”고 평했다.

특히 유대인 의원들이 많은 하원에선 문제가 더 복잡하다고 NYT는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미 연방의원에 당선된 2명의 무슬림 여성 중 한 명인 오마르 의원은 하원에 히잡을 착용하고 출석할 수 있도록 규정 변경을 촉구하면서부터 민주당의 ‘포용성’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그는 올해 2월 유대인 로비 단체를 비난했다 ‘반(反)유대주의’ 역풍을 맞고 사과한 바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오마르의 견해는 “민주당의 중요한 지지 기반인 유대인의 다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NYT는 전했다.

중도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은 고민이 더욱 크다. 오마르 의원의 좌파적 정치 브랜드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도록 만들어준 중도층 경합 지역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 내 ‘반(反)트럼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오마르 의원의 전국적 인기는 상승하고 있다.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제출된 정치후원금 보고서에 따르면 오마르 의원은 올해 1분기(1~3월) 83만2000달러(약 9억원)를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자들 가운데 절반 가량은 200달러 미만의 소액기부자들이었으며 63만1달러는 민주당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액트 블루(ActBlue)’를 통해 이뤄졌다고 허프포스트는 전했다. 오마르 의원의 모금액은 하원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상위권으로 나타났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미네소타 지역 방송국인 KSTP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동영상을 올린데 대해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전혀 아니다”라며 “오마르는 반(反)애국적”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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