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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 총ㆍ대선 D-day…1억 9300만 유권자 표심 어디로?
조코위 현 대통령 vs 프라보워 전 장군 5년 만에 재대결
조코위, 여론조사서 꾸준히 두 자릿 수 앞서…재선 가능성 높아
선거인 명단 조작설… 선거 막바지 부정 행위 우려 ↑

17일(현지시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영부인과 함께 자카르타에 위치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17일(현지시간) 1억 9300만 명 국민이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역사상 가장 큰 선거의 막이 올랐다. 인도네시아는 이날 차기 대통령 선출 위한 대선과 전국 2만 개가 넘는 의석을 채울 의원을 뽑는 총선 및 지방선거를 함께 치른다.

가디언은 “전 세계 역사상 가장 복잡한 투표 중 하나가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총선과 지방선거, 그리고 대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표는 현지시간 기준 동부 파푸아주에서 오전 7시에 시작해 수마트라 시간으로 오후 1시에 종료된다.

이번 선거를 위해 인도네시아 전역에는 80만 개가 넘는 투표소가 차려졌다. 유권자들은 투표지에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지지 후보를 선택하고, 중복 투표를 막기 위해 지장도 찍어야 투표를 완료할 수 있다.

최대 관심사는 단연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이냐다. 이번 대선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대통령과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총재 프라보워 수비안토 전 장군이 5년 만에 맞붙는다.

지난 2014년 조코위 대통령이 프라코워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민주주의의 승리’로 기록된 바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 역사상 군이나 정치 엘리트가 아닌 인물이 국가 원수로 선출된 첫 사례였다.

인도네시아를 장기 독재한 수하르토의 사위인 프라보워는 개인 자산 매니저였던 산디아마 우노와 함께 대선 레이스에 출전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이슬람 성직자인 마룹 아민 울레마협의회(MUI) 의장을 부통령 후보로 낙점했다. 

인도네시아는 17일(현지시간)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른다. [AP]

일단 최근 여론조사 상으로는 조코위 대통령이 두 자릿수의 지지율 차를 보이면서 상대 후보를 앞서고 있다. 

분석가들도 대선에서 큰 이변이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렉시트, 트럼프 정권,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으로 대표되는 ‘극우주의’가 세계적 추세가 되는 분위기지만,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는 이 같은 추세를 거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분석가인 케빈 오루크는 “반체제 아웃사이더였던 조코위가 지난 2014년에서승리를 거뒀다는 것은 민주주의에 있어서 인도네시아가 앞서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은 아웃사이더인 반면 그 맞수는 반체제 인사가 아닌 엘리트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의 승리를 단언하기는 이르다. 대통령 취임 이후 사회 인프라 구축과 복지 시스템 구축을 통해 국민적 지지를 받으면서도 인권, 부패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조코위 대통령이 사법기관과 이슬람 단체 등을 활용해 자신의 지지기반을 다지려고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가 부정으로 얼룩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최근 몇 주간 야당은 선거인 명단이 조작되면서 투표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선거인단 명단에 수 백명의 유령 유권자가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야권의 주장을 추후 선거 패배를 대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 주 조코위 대통령에게 미리 투표가 돼 있는 투표 용지가 대량으로 담긴 봉투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부정 투표에 대한 우려는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일련의 부정 투표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투표 결과는 투표 당일 늦은 밤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공식적인 결과는 5월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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