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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인 순매수 70% 헤지펀드 “환율이 관건”
조세회피처 유입금 3조3000억
환율 상승시 빠져나갈 가능성
1200원 ‘보수적 임계점’ 분석



최근 코스피의 역사적 랠리를 이끌었던 외국인 자금의 대다수가 원ㆍ달러 환율의 등락에 따라 움직이는 해외 헤지펀드의 자금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상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화가치가 추가적으로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때 한국 주식을 매입한다. 기대와는 반대인 최근의 원화 약세 추세가 외국인 자금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8일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1~3월 유가증권시장 내 외국인의 순매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조세회피지역에서 유입된 자금은 약 3조3000억원이다. 이는 전체 유입액의 6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조세회피지역 유입 자금은 통상 헤지펀드의 자금으로 추정되는데, 이 자금은 과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때 빠져나가고 환율이 하락할 때 순유입되는 흐름을 뚜렷하게 보여왔다.

미ㆍ중 무역 분쟁 해소 및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원화 강세’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으로 이어져 연초 외국인 매수세가 강했는데, 특히 헤지펀드가 이같은 전략에 의지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원화가 강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진 외국인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다.

원ㆍ달러 환율은 외국인이 매수세가 거셌던 연초 이후만 놓고 봐도 1119원에서 1135원까으로 약 1.7% 상승했다.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원ㆍ달러 환율은 1055~1239원 범위 내에서 움직였는데, 현재는 이 기간 평균인 1130원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원ㆍ달러 환율 구간별로 외국인의 코스피 주식 매수세를 살펴보면 환율이 달러당 1150원보다 높아졌을 때 외국인의 순매도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최근 환율은 해당 구간 진입 목전까지 높아진 것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1140원 부근까지 상승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수 있을 것이가 하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며 “환율이 지금보다 더 상승한다면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초 이후 이어졌던 원화 약세 흐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사자’를 외칠 수 있었던 배경 자체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당장 외국인 자금 이탈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평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동결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마무리하게 되면, 원화 미치 원화와 흐름을 같이 하는 위안화가 강세로 갈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대(對) 중국 갈등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하던 지난 2017년 초,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 부근까지 상승했음에도 불구 외국인이 코스피 주식 순매수세를 이어간 사례가 있다.

김 연구원은 “환율이 현재 수준보다 오르더라도 글로벌 경기가 반등한다면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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