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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원논설위원칼럼
  • [경제광장-박도규 SC제일은행 전 부행장]금융회사의 채용·인사 시스템 혁신

  • 기사입력 2019-04-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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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젊은 학생들에게 취업 우선순위로 자주 거론되는 금융권의 채용비리가 어느새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정치인, 금융당국, 권력기관 등 사회 지도층은 물론이고 VIP 고객까지 자녀나 지인을 취업시켜달라는 인사 청탁 또는 채용과 관련된 비리는 암묵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이런 채용 청탁은 누적된 관행이자 적폐로 알려진 바 있다. 특히 대주주가 없는 지배구조 특성상 은행은 다양한 청탁과 이권이 개입할 여지가 큰 것은 사실이다.

금융권 채용 비리를 살펴보면 통상 4가지 형태를 띠고 있다. 우선 은행 인사부서가 채용비리에 개입하는 것이다. 금융기관 인사 담당자들이 은행장 등을 비롯한 상급자나 지인, 중요거래처로부터 채용 청탁이 들어오면 이들을 전형 단계별로 관리하는 것이다. 실제로 채용비리와 관련한 전체 사건 중 약 70%가 전·현직 인사업무 담당자에 의한 것이었다. 두 번째로는 외부인에 의한 인사 혹은 채용 청탁이 아니라 내부 임직원들의 자녀, 친척 등에 대한 비리다. 은행장 및 전·현직 임직원, 노조위원장 등의 자녀와 친인척에 대해 채용과정에서 혜택을 주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성·학력 차별 등의 차별적 채용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여성 비율을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해 사전에 남녀 채용비율을 정해놓고 남성지원자의 점수를 올리거나 소위 상위권 대학 출신의 채용을 위한 점수 조작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채용과 인사를 은행영업의 로비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지방 은행의 경우 시, 도금고 유치를 위해 정·관계 혹은 관련 인사의 자녀 채용을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알려졌다. 금융권의 채용비리는 금융회사들이 정치와 권력의 영향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구조에서 배태된다. 즉 금융산업은 그 공공성에 비추어 정부와 감독기관의 규제가 특히 강하게 작용하는 소위 인가산업으로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부당한 외부압력과 입김에도 금융회사들이 추동하게 되는 유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감독기관은 본연의 관리감독에 충실하고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채용비리 재발을 막는 출발점인 것이다.

더욱이 금융권의 채용과 인사와 관련된 불법적 행위는 단순히 특정개인의 비리 이전에 금융 산업 전반의 경쟁력 하락을 가져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금융경쟁력은 자본·자산 등에 기반한 건전성과 신뢰성은 물론 인적자본의 우위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적응하고 글로벌 성장을 주도해나갈 창조적 엘리트들의 역할이 긴요한 지금 과연 지금의 인사제도와 정책으로 이를 견인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회의의 바탕위에 학력이나 전공, 스펙위주 채용에서 가치관 중심의 채용으로 그 정책을 올바르게 세우고, 비리와 채용 오류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절차의 공정성 뿐 아니라 채용과 인사에 대한 금융권 스스로의 합리적 기준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모든 이해관계자가 동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구성원들의 도덕성과 직업윤리의식에 대한 교육을 통해 도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최종적으로는 금융소비자들에게 이러한 문제가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부정 채용이나 인사에 개입한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 기준과 규정을 명확히 하고 이에 대한 제재가 실질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도록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금융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 젋은이들과 금융산업 발전에 매진하고 있는 모든 금융인들에게 더 이상의 실망과 좌절 대신 벅찬 꿈을 안겨주어야 된다.

지금이라도 진솔한 자세로 이해관계자 모두의 지혜를 모아 당면한 금융환경 변화와 문제의 본질을 얘기하고 금융업의 핵심 경쟁력인 창의적인 인재와 그들의 직무열의를 담보할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하고 합리적인 인사제도로의 혁신을 용기있게 도모하여야 할 때이다. 어떠한 이유로도 더 이상 외면하거나 미루어서는 안 된다.

박도규 SC제일은행 전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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