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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진주 아파트 방화ㆍ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 [연합] |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ㆍ살인 사건 피의자 안인득(42)에 대한 경찰 수사가 ‘계획범죄’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 안인득이 앓았던 정신질환 등이 향후 재판에서 형량 감경사유로 받아들여지지 못하도록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다만 경찰은 안인득의 범행 동기에 대해선 여전히 확인치 못하고 있다.
19일 경남 진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안인득을 상대로 계획 범죄 여부와 범행동기, 사건 당일 동선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미 안인득의 경우 불을 지르기 세시간여 전 휘발유를 사왔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불이난 직후 본인이 직접 ‘불이야’를 외치며 대피를 유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주민들의 대피경로인 아파트 계단을 오가면서 자신의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는 점 등이 드러난 상황이다. 또 안인득은 대피하는 주민들의 급소를 노려 흉기를 휘둘렀던 것으로 드러나 고의성이 상당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이미 확보된 증거들을 토대로 범행 당시 안인득의 정신 상태가 사리를 판단할 수 있는 상태였고 따라서 정신이상에 따른 범죄는 아니라는 점을 입증할 예정이다. 경찰은 관련 수사를 위해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 안인득의 정신ㆍ심리상태와 관련한 분석을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은 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추가 정신병력 기록이 없는지 등도 함께 살펴볼 방침이다. 이밖에 안인득의 휴대전화 분석은 물론 주변인들을 상대로 한 탐문 수사도 이어가며 현장검증도 검토한다.
다만 경찰은 안인득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확인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인득은 경찰 조사에서 ‘국정농단 등이 나를 해하려는 세력에 의해 일어났다’,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 ‘부정부패가 심하다’ 등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안인득은 지난 17일 4시~5시 사이 자신이 사는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 4층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온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5명이 사망했다. 연기흡입 등으로 9명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지난 18일 안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남지방경찰청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소집해 안씨의 실명, 나이, 얼굴 등 신상을 공개키로 했다.
박병국 기자/co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