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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트럼프發 대북 메시지’ 공개 의도
“북미회담에 긍정적 내용 포함
김정은에 전달할 메시지 있다”
이례적 공개 ‘중재자역’ 재부각
北, 폼페이오·볼턴 갈라치기도
“톱다운 기대감 여전” 반증


청와대가 북한을 다시 ‘비핵화 대화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북러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회담을 전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미국 외교ㆍ안보라인 핵심 참모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협상팀에서 빼라고 압박 중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압박이 아니라는 점에서 3차 북미회담 성과를 도출키 위한 고도의 전술이라는 평가다.

청와대는 22일 문 대통령이 4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CNN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존재를 알리면서 “이 메시지에는 현재의 방침(course of action)에 중요한 내용과 북미회담에 긍정적 상황으로 이어질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남북회담 조기 개최는 물론 3차 북미회담의 필요성을 동시에 만족시킬수 있는 다목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문 대통령을 ‘중재자’로 하는 ‘톱다운’ 방식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 메시지는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한미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북미간 교착 장기화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분석이다. 북한의 참모들이 최근 앞다퉈 미국 측 고위인사를 직접 거론하며 저격에 나선 것도, 역설적으로 정상간 메시지 교환 등 톱다운 방식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20일,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지난 1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각각 볼턴 보좌관, 폼페이오 장관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은 지난 2월말 열렸던 2차 북미회담의 합의 실패 요인으로 당시 확대회담에 배석한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을 꼽고 있다. 특히 최 제1부상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했다는 진정한 징후’를 요구한 볼턴 보좌관을 향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면 두 수뇌분 사이에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해 어떤 취지의 대화가 오가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말을 해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비핵화 일괄타결을 주장하는 미국의 ‘빅딜론’과 단계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요구하는 북한의 ‘단계론’은 간극이 크게 벌어져 있는 상태다. 이에 중재자이자 촉진자 역할을 자임해온 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이 메시지와 관련해 일각에선 한미회담 결과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정상의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청와대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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