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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가 장롱 자격증”…공인중개사 수급조절론 급부상
상대평가·격년제·과목추가 등
시험제도 개편 협회 차원 고민


“아파트 상가에 가봐라. 한 집 건너 한 집이 공인중개업소다”, “우리나라 인구 수만 놓고보면 130명 중 1명이 공인중개사라는 결과가 나온다.”

최근 공인중개업 관련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공인중개업계에서 공인중개사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건 꽤 오래전 부터다. 10년 간 한 해 적게는 8900명, 많게는 2만3000명의 합격자가 나오는 공인중개사의 수급을 조절해야 업계가 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존 회원을 관리하면서도 신입 회원을 받아야 하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생, 학원가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 일단 협회는 중개사무소의 과당경쟁, 과다배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종합격자 수 조절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5일 협회에 따르면 지난 1985년 제 1회 시험부터 지난해 제 29회 시험까지 배출된 공인중개사는 총 42만2957명이다. 제 4~10회까지 격년제로 이뤄지던 시험은 이후 매년 시행으로, 제 5~9회까지 상대평가로 진행됐던 시험은 10회부터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응시인원이 줄면서도 합격률이 2.5배 이상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제 13회 시험에 15만9795명이 응시했을 당시 합격률은 12%였는데, 제 27회 시험에는 7만1829명이 응시해 31.1%나 합격했다.

전체 합격자의 75%가 자격증만 따고, 개업은 하지 않는 ‘장롱 자격증’ 보유자로 남아 있다. 합격자의 25%만 개업을 했지만, 그 수가 지난해 3분기 기준 10만492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과당경쟁 등으로 지난해 폐업률은 16%에 달했다. 협회는 공인중개사 합격자 조절의 일환으로 매회 선발 최대 인원을 사전에 확정하는 방안 등을 국회, 국토교통부 등에 제안할 예정이다. 현재 거론되는 인원은 연 5000명 안팎이다. 또 선발 방식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시험주기를 연간에서 격년으로, 시험과목을 5과목에서 7과목으로 조정하는 내용 등도 건의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추가될 수 있는 과목은 경·공매 실무나 부동산 금융 등이다. 시험방식도 1ㆍ2차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방법을 없애고 분리해 보는 방식만 남기는 것도 거론된다. 장기적으로는 ‘장롱 자격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합격 후 5년 내 개업하지 않으면 자격을 취소하는 방법 등이다. 장롱 자격증 소유자는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다가, 은퇴후 중개업소를 개업할 수 있는 잠재적 중개업자로 볼 수 있다. 시험 합격 후 개업까지 가는 과정을 한층 까다롭게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연수기간’을 추가하는 방안이다. 

양영경 기자/y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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