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레이와’ 시대 여는 일본, 한일 관계 재정립 계기되길
나루히토(德仁) 일본 왕세자가 1일 새 국왕으로 즉위한다. 30년간 헤이세이(平成) 시대를 이끌어온 아키히토(明仁) 왕이 퇴위하고 나루히토 국왕의 레이와(令和)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본 전역은 축제 분위기라고 한다.

일본으로선 새 시대의 개막을 즐길만 하다. 나루히토 국왕은 전후 세대로 일본의 침략 전쟁에 대한 부채 의식이 상대적으로 적다. 일본은 이를 계기로 ‘미래지향적인 강한 일본’을 일궈 나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역사적으로도 이같은 움직임을 읽을 수 있다. 1926년부터 64년간 재임한 히로히토(裕仁) 국왕의 쇼와(紹和) 시대는 전쟁을 주도했고, 패전과 전후 복구 과정을 거치면서 경제력을 축적하는 파란만장한 시기였다. 이후 1989년 시작된 헤이세이는 막강한 경제력을 토대로 세계 중심 국가로 자리매김했지만 과거사의 질곡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레이와 시대의 일본은 과거사의 굴레에서 벗어나 밝고 힘찬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기류가 분명히 감지된다. 탄탄한 집권 기반을 마련한 아베 신조 총리 내각이 ‘강한 일본’과 ‘정상국가’를 외치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그러면서도 평화에 대한 기조는 잃지 않겠다는 각오도 보인다. 나루히토 역시 퇴임하는 아키히토 국왕이 강조한 ‘올바른 역사인식’에 바탕을 둔 평화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수시로 밝혀왔다. ‘평화를 지향하는 강한 일본’이 레이와시대의 모토인 셈이다. ‘아름다운 화합’의 의미를 담고 있는 레이화 작명에서도 그 의도가 드러난다.

이웃 일본의 새 시대 출범은 마땅히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작금의 한일 관계를 보면 마냥 축하의 메시지만 던지고 있을 때는 아닌 듯하다. 두 나라 관계가 개선은 커녕 수교이래 최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실제 최근 들어서만도 양국간 위안부 합의가 파기됐다. 대법원에서는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정을 내려 두 나라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기도 했다. 얼마전까지 초계기 마찰로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르는 등 악재만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으로도 견고한 파트너십이 절대 유지돼야 한다. 레이와 시대의 개막은 새로운 한일관계를 설정하는 전환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과거사에 발목잡혀 미래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더욱이 내달 하순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 20국(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한일 정상이 만나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풀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나루히토 새 국왕의 친선 방한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