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콘크리트 덩어리 미륵사지 석탑

(애프터)새단장한 미륵사지 석탑

185톤 콘크리트 제거, 서동요와 다른 창건기록 나와

백제 무왕(재위 600∼641) 때 창건한, 현존하는 국내 최고 최대 석탑인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이 20년에 걸친 보수 공사를 끝내고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단일문화재로는 가장 오래 보수한 석탑 수리를 마치고 30일 새단장한 미륵사지 석탑을 공개했다.

부재 1627개를 짜 맞춰 새롭게 완성한 미륵사지 석탑은 높이 14.5m, 폭 12.5m, 무게는 약 1830톤에 달한다.

미륵사는 백제가 왕실 안녕과 중생 불도를 위해 조성한, 금당과 탑이 각각 세 개인 삼원식(三院式) 사찰로, 중앙에 목탑을, 서쪽과동쪽에 석탑을 세웠는데 이번 보수를 마친 석탑은 서쪽 탑이다.

이 석탑은 일제 강점기간인 1915년 석재들이 일부 무너져 내리자 콘크리트로 긴급 수리, 지난 80년 동안 방치돼왔다. 그러던 1999년 문화재위원회의 안전진단 결과, 구조가 불안정하다는 판단에 따라 수리의 대역사가 시작됐다.

석재에서 떼어낸 콘크리트 양은 185톤으로, 복원은 옛 부재 중 81%를 다시 썼고, 새 부재는 익산에서 나는 화강암인 황등석을 사용했다.

해체 과정 중 2009년에는 미륵사를 창건한 인물이 ‘좌평 사택적덕(沙宅績德)의 딸이자 백제 왕후’이고, 사찰 건립 시기가 639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리봉영기가 발견, 삼국유사의 기존 통설을 뒤집기도 했다.

미륵사지 석탑은 조선시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등장하는데, 영조 32년(1756)에 간행한 익산 읍지인 금마지(金馬志)는 미륵사지 석탑에 대해“높이가 10여장(丈)이며, 동방에서 가장 높은 석탑으로 속설에 전한다”며 “벼락 친 곳 서쪽 반은 퇴락했다. 흔들렸음에도 큰 탑은 그 후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