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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헤럴드 금융포럼] “지금의 보험상품 형태 사라질수도…파괴적 혁신 필요”
핀테크 은행권 흔들지만 보험 아직 안일
제도 막혀 초보단계 인슈어테크…기술로 극복
‘소비자 중심’ 패러다임 전환 메시지 목소리도


16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헤럴드금융포럼 2019’에서 세션3 ‘핀테크와 보험의 미래’에 참석한 김헌수(왼쪽부터)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와 박소정 서울대 경영대 교수, 이한진 금융위원회 금융데이터정책과장, 주제발표를 한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토론을 펼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

핀테크가 은행권은 흔들고 있지만 보험은 아직 안일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입으로는 ‘인슈어테크(InsurTechㆍ보험+기술)’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서두르지 않는다는 자기반성이다.

16일 ‘2019 헤럴드금융포럼’의 세션3 ‘인슈어테크와 보험혁신’에서는 보험이 매너리즘에서 탈피, 조금 더 효율적이고 조금 더 저렴한 서비스 수준이 아닌 ‘파괴적인 혁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법과 제도에 막혀 초보적 단계에 머물고 있는 인슈어테크를 기술로 극복해야 한다는 참신한 주장도 제기됐다. 보험 혁신의 최종 목표와 수혜자는 소비자 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울림이 컸다.

토론자로 나선 박소정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했던 방식과 전혀 다른,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파괴적 혁신이 보험업권에서 일어날 수 있다”며 “금융이라는 틀에 갇혀 있지 않은 전혀 다른 침입자가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명이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등장으로 유통기업 ‘월마트’가 힘들어지고 장난감체인 ‘토이저러스’가 문을 닫은 사건을 예로 들었다.

박 교수는 기존에는 지점과 설계사를 많이 보유한 은행이나 보험사가 최고의 경쟁력을 가졌다면, 이제는 완전히 상품으로만 승부하는 예상치 못한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보험으로 위험을 없애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는 변하지 않겠지만, 이를 위한 상품이나 판매 방식이 꼭 현재와 똑같을 필요가 없으며, 그렇게 될 수도 없을 것”이고 전망했다.

이한진 금융위원회 금융데이터정책 과장은 ‘기술이 은행을 습격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렸던 특집기사를 소개하며 “은행은 변하고 있지만 보험은 아직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는 보험의 본질마저 바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빅데이터의 활용으로 특정 연령대의 사고위험율을 계산하여 가입자의 보험료를 산정하는 ‘대수의 법칙’이라는 보험의 본질도 깨질 수 있다”며 “빅데이터의 활용은 평균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며, 고객별 커스트마이징(맞춤형)이 이뤄진 상품만 살아남는 사회가 도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좌장으로 나선 김헌수 순천향대 IT 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인슈어테크 혁신이 왜 잘 추진되지 않는 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김욱 교보생명 디지털혁신총괄 전무는 “기술 문제와 별개로, 인슈어테크를 받아들이는 주체(사람)의 자세가 의외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전무는 “혁신을 받아들이려는 조직문화가 선행되야 하고 디지털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성용 DB손보 디지털혁신파트 부장도 “기존의 것을 지키려고만 하는 매너리즘이 가장 큰 문제”라며 김 전무의 지적에 동의했다.

심 부장은 “왜 혁신이 필요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데 소비자 관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급한 것”이라며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는 마음이 있어야 소비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그에 맞게 산업의 생태계를 바꿀 수 있는 진정한 자세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헌수 교수는 “보험의 파괴적 혁신과정에 있다는데 모두 동의하는 것 같다”면서 “다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전환) 과정에서 진입장벽이나 소비자 보호에 대한 업계의 심각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과제로 남겼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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