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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남방외교 ‘+α’ AU 중심 에티오피아가 부른다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의 편견은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일부 서양교과서 왜곡 만큼이나 심하다. 하이애나와 악어가 들소를 공격하는 야생이 아프리카의 전부인 줄만 안다. 틀렸다. 이렇다 할 문화유산 없이 헐벗고 굶주인 사람들이 질병에 고통받는 모습만이 아프리카인들의 평균적인 삶인 줄 안다. 이것이야 말로 새빨간 거짓말이다. 식민 지배를 받아 고통의 역사 만이 있고, 독립한 후에도 재건하지 못한 곳인 줄만 안다. 이 부분도 잘못된 얘기이다.

아프리카 국제정치 통상의 중심, 에티오피아는 단 한 번도 식민 지배를 받아본 적이 없는 나라이다. 에티오피아는 유럽의 절반 이상이 가져보지 못한 찬란한 문명과 문화유산을 꽃 피웠고, 현재 EU에 필적할 AU(아프리카 연합)의 본부로서 아프리카 대륙을 이끌고 있다.

도움을 받기만 할 것 같지만, 이 역시 틀렸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때 한국을 돕기 위해 6037명을 파병했다. 전사 123명, 부상 536명, 포로 0명이라는 숫자는 죽든지 이기든지 싸웠다는 얘기이고, 실제 에티오피아 용사들이 나선 200여 회 전투에서 패한 적이 거의 없다고 춘천의 에티오피아 참전기념과 측은 전한다. 이곳 에티오피아 커피는 경춘선을 타고 온 썸남썸녀들을 사랑에 빠지게 했다.

지난 16일 한국에선 전국의 낮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특보가 내려졌지만 에티오피아의 찬란한 황실 문화가 숨쉬는 곤다르는 18~25도 였다. 그래서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피해 아프리카로 온다‘는 말이 에티오피아 현지에 있던 한국인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에티오피아는 인천에서 아프리카로 향하는 유일한 직항편을 가진 나라이다. 국적기인 에티오피아항공은 오는 6월18일부터 주5회 증편 운항한다. 갈 때 12시간 올 때 10시간30분.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선인 터키 만큼 가까워졌다. 인천-아디스아바바 직항의 대거 증편으로 아프리카로 가는 하늘 길이 뻥 뚫린 것이다. 아프리카 2위 인구 대국으로 1억1000만명 가량인 그들은 경제, 문화의 희망이 쏜 한국을 잘 안다. 그래서 한강의 기적때 표방한 것과 닮은 ‘소득중진국’을 목표로 경제-관광개발에 집중해 최근 10%대 연평균 성장률을 구가한다. 지난해 성장률도 8.5%(추정)로 높았다. 한국인을 중국인으로 착각하는 이유는 건설분야에서 엄청난 중국자본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초의 인류 ’루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아디스아바바 국립박물관, 나일강의 2대발원지 중 하나인 바하르다르 타난호수, ‘아프리카의 예루살렘’ 랄리벨라 암굴교회, 곤다르의 파실리다스 궁성 등 수천년 일궈낸 문명과 문화유적이 아시아-유럽의 주목을 받으면서 놀러가는 사람도 늘고 있다. 2015년 EU 선정 ‘세계 최고의 관광지’이다. 크리스찬과 무슬림이 공존하는 문명화해의 본보기이기도 하다. 우리가 혈맹이자 AU의 중심인 에티오피아 손을 다시 잡는 일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외교에 알파와 오메가를 더하는 일이다.

1941년 침략자 이탈리아를 물리친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는 “시간을 소중히 하라. 찬란한 미래를 위해’라는 말로 청년과 아이들을 다독였다. 꿈틀거리는 에티오피아는 지금 “시간을 놓치지 말라“면서 한국을 향해 우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함영훈 산업섹션 선임기자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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