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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더 깊어진 5·18 갈등…아픈 과거 보듬고 미래 도모할 때
5ㆍ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끝났지만 그 후유증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통합과 치유의 길을 모색해야 할 정치권이 막말과 상대 비방으로 대립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기념식 현장에 발을 붙이기는 했지만 참석 군중들의 물세례를 받는 수난을 당했다. 분향조차 못하고 쫓겨나시피 현장을 빠져나오는 제 1야당 대표의 모습에는 한국 사회 반목과 갈등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런 사태는 황 대표의 참석을 둘러싸고 기념식이 열리기도 전 거친 말이 오갈 때부터 예견된 일이기는 하다. 시대역행적인 5ㆍ18 폄훼발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확실히 매듭짓고 광주에 가야 한다는 여론을 황 대표가 외면한 건 분명 잘못된 처신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같은 반목과 갈등이 계속돼야 할 지 국민들은 답답하고 안타깝다.

문재인 대통령의 ‘독재자 후예’ 언급도 아쉬움이 크다. 5ㆍ18은 불의에 항거하고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숭고한 시민운동이며 우리 민주화 운동의 한 획이 된 역사적 사건이다. 그 평가는 이미 끝났다. 그런 만큼 문 대통령의 지적처럼 5ㆍ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이 외쳐지는 현실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더라도 문 대통령이 한 뼘 더 넓은 가슴으로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갈등의 골을 조금이라도 메울 수 있지 않았을까.

기념식 이후 정치권 공방은 조롱과 막말이 난무하는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 수준이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한국당을 겨냥해 “사람이 되기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고 일격을 가했다. 김정숙 여사가 황 대표와 현장에서 악수를 나누지 못한 것에 대해 시비도 가관이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거론하며 영부인을 조롱하듯 비판했다. ‘유시민의 지령’이란 말도 꺼냈다. 그 표현의 유치함과 천박함이 경악스럽다. 이에 대한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의 반박도 오십보 백보다. 이 대변인은 민 대변을 겨냥해 “구제불능 가래침 감성”이라고 쏘아붙였다. 집권 여당 대변인이란 게 의심스러운 품격없는 언사다.

내년이면 5ㆍ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도 40년이 된다. 이제 아픈 과거는 우리 모두의 가슴에 껴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다. 그 선두에는 정치권이 서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당이 정치적 이해를 떠나 5ㆍ18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을 보다 새롭고 명확하게 해야 한다. 민주당도 여당다운 의연함으로 국민 화합과 갈등 봉합에 더 적극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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