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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스 없는 ‘애플’은 싱겁다? ‘조용한 카리스마’ 팀 쿡을 말하다

스티브 잡스의 혁신과 카리스마에 익숙한 이들에게 팀 쿡의 애플은 왠지 싱거워 보인다. 사로잡는 혁신적인 제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지만 애플은 잡스 사후 주목할 만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2019년 시가 총액이 사상 최초로 1조 달러를 돌파했고, 주가는 세 배, 현금보유고는 네 배 가량 증가했다. 팀 쿡 시대 작품인 애플워치는 분기별로 50퍼센트씩 매출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잡스가 후계자로 팀 쿡을 지목한 이유를 가늠할 만하다.

애플 전문 저널리스트 린더 카니는 ‘조용한 천재’ ‘살림꾼’으로 알려진 팀 쿡에 대해, “아직도 세상은 그를 너무 과소 평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애플의 직원들은 팀 쿡의 리더십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카니는 저서 ‘팀 쿡’(다산북스)에서 조너선 아이브와 조스위악, 리사 잭슨 등 애플의 주요 임원들을 인터뷰해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 최고 기업 CEO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쿡의 스타일은 잡스와 대비를 이룬다. 쿡이 37세였던 1998년 사업운영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애플에 영입됐을 당시, 애플은 한마디로 엉망이었다, 자금난에 허덕이고 공급망 관리 부실, 수요 예측 실패 등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는 상태였다. 쿡이 들어오면서 재고는 30일에서 6일치로 줄었고 아웃소싱을 본격화해 흑자로 바뀌었다. 잡스가 2009년 2011년 자리를 비웠을 때도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팀 쿡을 잡스가 후계자로 지목한 건 당연해 보인다.

저자는 팀 쿡의 애플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주목하는데, 눈길을 끄는 건 바로 기업문화다. 독선적인 잡스와 달리 쿡은 동지애를 강조한다. 회사 전체에 이메일을 보내는 횟수를 늘리고 직원들을 ‘팀’이라 부르며 소통한다. 사회적 책임도 달라졌다. 지구의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기 위해 업계 최초로 재생 에너지와 임업, 지속가능한 제조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차별없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흑인 및 장애인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조용한 팀 쿡이지만 필요하다면 목소리를 내는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커밍아웃을 하면서 “혼자라고 느끼는 누군가에게 도움이나 위로가 될 수 있다면, 프라이버시를 희생하더라도 밝힐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팀 쿡의 애플은 잡스 시대 혁신을 일궈낼 수 있을까. 저자는 막후 개발중이라는 로봇 자동차가 성공할 경우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내다보며, 보건, 피트니스, 스마트 홈 등에서 애플의 활약을 점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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