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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위기’ 빠진 강경화 호…“기강과 규율 느슨해졌다”자성
-조세영 1차관 “타부처 비해 느슨해진 것 같다”질타
-“인사문제, 개인의사보다 상명하복 규율 확립해야”
-“고위직일수록 희생정신 가져라”주문
-한반도 이슈 다룰 한미회담 준비 ‘쇄신’여부 달려…강 장관 25일 귀국

조세영 외교부 신임 제1차관이 24일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국가기밀에 속하는 한미정상 간 통화내용 유출로 거센 비판에 직면한 외교부가 조직 기강과 규율을 강하게 틀어쥘 기세다. 조세영 신임 외교 1차관은 “외교부는 타부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강과 규율이 느슨한 것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조 차관은 24일 오전 서울 외교부에서 열린 취임식서 5년 간 외교부를 떠나있으면서 밖에서 지켜봐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차관은 원장은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한일정보보호협정 밀실 처리 논란이 일자 문책성 인사로 동북아국장에서 물러났다. 이듬해 외교부를 떠났으나 지난해 국립외교원장으로 발탁돼 외교부로 돌아왔다.

조 차관은 외교부 조직의 기강ㆍ규율과 관련해 공직자의 사명감을 강조하며 인사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특히 인사문제에 관해 개인적 사유를 들어 배려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근무를 반복해야 하는 외교부 특성으로 생긴 관행이지만, 인사명령에 대해서는 상명하복이라는 규율이 좀 더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차관은 조직의 중추 역할을 하는 과장ㆍ국장 직위의 분발을 요청했다. 그는 “능력이 검증된 사람은 본부(서울)에서 과장, 국장 직위에 오래 있으면서 외교부 업무가 질 높은 수준을 유지토록 기여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위 ‘보직 주고받기’관행도 없어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조 차관은 “특정한 전문분야에 속한 동료끼리 보직을 주고받기 하는 식으로 1년 또는 1년 반 정도의 짧은 기간만 과장이나 국장으로 일하고 해외에 나가는 풍토는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능력본위 인사를 시사하기도 했다. 조 차관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장이나 국장 보직을 연속해서 2개 이상 하는 경우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장ㆍ국장으로 보임된 뒤 자리에 걸맞은 능력을 보여주지 못할 땐 조기교체도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조 차관은 공직자로 가져야 할 남다른 희생정신도 강조했다.“개인 입장에선 불이익이 생길 수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공직자, 특히 고위공직자와 본부 간부가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은 ‘희생’이란 단어”라고 했다. 조 차관은 “개인 이익에 희생이 따르더라도 감수하고 기꺼이 공적 이익에 봉사하겠단 각오야 말로 고위공직자의 기본자세”라고 했다. 이어 “손해와 희생을 감수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조 차관은 “수십 년 동안 계속 유지해오던 것이 이제 일종의 ‘제도피로’에 직면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때문에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면서 “시대의 변화에 맞춰 우리가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외교부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 차관은 주미대사관 직원 K씨가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을 유출한 것과 관련해서도 강한 어조로 책임을 통감했다. “최근에 해외공관에서 국가기밀을 다루는 고위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기강해이와 범법행위가 적발됐다”면서 “외교부를 믿고 아껴주신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를 저버린 부끄러운 사건”이라고 최근의 기밀 유출 사건을 규정했다. 조 차관은 이어 “외교부는 전문성과 프로페셔널리즘으로 승부하는 곳”이라며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 되돌아보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말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앞둔 외교부가 조 차관의 취임 일성대로 쇄신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조 차관이 임명된 당일 프랑스에서 한일외교장관회담을 가졌던 강경화 장관은 25일 오후 3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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