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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계기준만 바꿨더니 빚이 배로 불어났다
운용리스도 자산ㆍ부채 계상
코스피 부채 100%포인트 증가 기업
17곳 중 11곳 IFRS16 ‘직격탄’
증권가 “EBITDAㆍPER 왜곡”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부채 급증에 새리스회계기준서(IFRS16)가 미친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0%포인트 이상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증가한 기업 중 3분의 2가 회계기준 변경의 ‘직격탄’을 맞았다.

27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40곳(12월 결산법인 중 전년도와 비교불가 116곳 제외) 중 17곳이 2018년 4분기보다 100%포인트 넘게 부채비율이 증가했다. 이 중 65%(11곳)에서 ‘IFRS16 도입에 따른 부채 증가’가 ‘차입금 증가에 따른 부채 증가’에 버금가거나 이를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새로 적용한 리스회계기준은 재무제표에 금융리스뿐 아니라 운용리스도 자산ㆍ부채로 계상하도록 했다. ‘임차 비용’이 아닌‘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이 손익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감가상각비’가 기존 임차 비용보다 작기 때문에 ‘영업이익’은 늘지만, ‘이자비용’까지 감안하면 ‘당기순이익’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평이다.

CJ CGV는 무려 부채비율이 372%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중ㆍ대형주(株) 중 가장 높은 변동폭이다. CJ CGV의 직영사이트 임차료가 자산ㆍ부채로 반영돼 10년간 상각할 것이란 점이 반영됐다. 감가상각비가 작게 반영되면서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0억원 증가했고, 이자비용 은 200억원 가량 새롭게 증가했다.

해운사 중에는 현대상선이 328%포인트가량 부채비율이 증가했다. 이 회사는 선박, 건물, 기계장치(평균 7년)를 두루 리스했다. 현대상선의 선박 운용리스는 기존에 77%나 됐다. ‘중장기 기간용선(일정기간 선박을 빌리고, 그 대가로 용선료를 지불하는 선박사용계약)’을 중심으로 노선을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부채비율 245%포인트 증가)과 에어부산(197%포인트), 티웨이항공(131%포인트), 진에어(101%포인트) 등 운용리스를 많이 썼던 항공사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유통업 중에는 호텔신라(157%포인트)와 BGF리테일(130%포인트)의 부채 변동 폭이 컸다. 호텔신라는 국내 공항 내 면세점 임차와 신라스테이의 일부분이 자산으로 잡혀 1조3000억원 가량 리스부채가 증가했다. BGF리테일 역시 기존의 점포 임차료 부담이 5000억원 가량 리스부채를 새롭게 반영했다.

메디파트너생명과학은 의료용 장비를 유통하면서 사용하는 차량 리스에 따른 부채 증가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160억원 수준이던 이 회사는 한분기만에 100억원 넘게 부채가 증가했는데, 이 중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증가액만 30억원을 넘어섰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J CGV와 관련된 보고서를 내면서 “IFRS16 도입이 이 회사의 주가순익비율(PER)을 왜곡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현상으로 인해 가치평가가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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