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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다뉴브강 비극’, 여행사 안전관리 소홀이 빚은 참사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실종자 구조작업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한 모양이다. 계속된 폭우로 강물이 크게 불어난데다 물흐름 빨라져 정상적인 잠수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강이 온통 흙탕물이라 수중시야가 매우 좋지않고, 초속 27㎞의 강풍도 몰아치는 등 그야말로 최악의 구조 여건이라고 한다. 현지 구조대가 강 하류 30㎞ 지점까지 수색 범위를 넓히고, 인근 오스트리아 특수부대 전문 구조요원이 투입된다고 하나 이렇다할 진척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인 승객 33명중 구조된 7명과 사망자 7명을 제외한 19명이 아직 실종상태다. 궂은 일기로 늦어지고 있는 구조작업이 원망스럽고 안타깝다. 국내 구조 전문팀과 신속대응팀이 현장에 도착했다고 하니 진전된 결과를 간절히 기다릴 뿐이다.

날벼락 같은 ‘다뉴브강 참사’의 원인과 경위는 정밀한 조사가 끝나야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 역시 안전불감증이 가져온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볼 수 밖에 없다. 구조 상황을 통해 알 수 있듯 지금 다뉴브강은 ‘유람’을 즐길만한 여건이 전혀 아니다. 한 달 가까이 비가 많이 내려 강의 수위는 평상시보다 두배 이상 높아진 상태다. 더욱이 사고 당일에도 폭우는 물론 천둥과 번개가 치는 등 도저히 관광을 나설 만한 날씨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일정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관광을 강행한 여행사는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더 황당하고 놀라운 건 사고 유람선에 승선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구명조끼만 입었어도 인명 피해는 훨씬 줄일 수 있었다. 관광객들이 들뜬 기분에 미처 신경쓰지 않았다 하더라도 동승한 한국인 가이드는 이를 챙겼어야 했다. 기본적인 안전수칙도 지키지 않은 결과는 이처럼 참담하다. 한해 수백만명이 몰려드니 현지 관련 업체나 한국 여행사 모두 돈벌이에만 급급했지 안전은 아예 뒷전이었던 것이다.

정부는 신속한 사고 수습과는 별개로 해외 여행 안전사고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에 나서야 한다. 최근에는 오지탐험과 수상 스포츠 체험 등 다양한 형태의 관광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자칫 방심하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높다. 이에 대한 적절한 안전 매뉴얼은 확보하고 있는지, 또 관계 직원들의 교육은 제대로 되고 있는지, 가격을 낮추느라 안전을 소홀히 하지는 않는지 등 점검해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번 참사를 해외여행 3000만명시대의 뼈아픈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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