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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 ‘타임머신’ 100여년…시간여행, 스토리의 진화
‘터미네이터’‘백투더 퓨처’‘인터스텔라’‘어벤저스’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와 각종 타임슬립 드라마까지 쏟아지는 시간여행 이야기는 이제 낯설지 않다. 그러나 100년 전만 해도 시간여행은 불가능한 상상이었다.

그 상상의 문을 열어준 젊은 과학애호가가 H.G. 웰스다. 웰스는 1895년 소설 ‘타임머신’에서, 시간여행자의 입을 통해 “실제로 존재하는 입체는 네 방향으로 연장된 부분을 가져야 한다. 네 방향이란 길이와 너비와 두께 그리고 지속 시간”이라고 핵폭탄급 말을 툭 던지는데 이후 파장은 격렬했다. 아인슈타인과 파인먼, 호킹 같은 과학자에서부터 베르그송, 디밋 같은 철학자, 보르헤스, 하인라인, 아시모프 같은 소설가, 우디 앨런 같은 감독까지 내로라 하는 이들이 시간여행 논쟁에 참여했다.

과학교양서 ‘카오스’로 ‘나비효과’를 전세계에 각인시킨 과학칼럼니스트 제임스 글릭은 이번엔 시간여행자로 나섰다. ‘제임스 글릭의 타임트래블’(동아시아)은 지난 100년간 인류를 매혹시켜온 시간여행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수많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들려준다.

저자에 따르면 소설 ‘타임머신’이 일으킨 반향과 달리 웰스 시간여행을 믿지 않았다. 타임머신은 주의를 딴 곳으로 돌리려는 속임수이자 독자가 불신을 접어두고 이야기에 빠져들도록 하는 마법 가루였다고 말한다. 10년 뒤, 물리학에 등장한 시공간에 대한 혁명적 견해와 맞아 떨어진 건 순전히 우연이라는 얘기다.

21세기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라 움직이는 물체는 정지한 물체보다 시간이 느리게 가고, 중력이 강한 곳은 공간의 왜곡에 의해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걸 안다. 이런 시간지연현상을 이용하면 미래로 가는 시간여행이 가능한데, 아인슈타인의 혁명적인 메시지 보다 작가들은 한발 더 나아갔다. 프루스트는 의식과 기억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헤매고, 울프는 시간을 늘이고 비틀었으며, 조이스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서 아인슈타인에 호응했다. 보르헤스는 ‘영원의 역사’에서 “우리에게 시간은 거슬리고 긴급한 문제, 어쩌면 형이상학의 가장 필수적인 문제이지만 영원은 게임이거나 헛된 희망”이라며, 영원이 원형이고 시간은 영원의 덧없는 이미지로 봤다.

저자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영원의 끝’, 어슬러 K.르귄의 ‘하늘의 물레’ 등을 통해 영원과 과거여행으로 떠나는가하면, 로버트 하인라인의 ‘너희 모든 좀비들은…’을 통해 타임루프가 제시하는 원인과 결과의 오래된 시간의 문제에 닿는다.

책은 누구나 안다고 여기지만 여전히 모르는 시간을 상상해온 문학과 영화 등 모든 이야기들을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시간의 4차원 그물망을 짜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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