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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정래, “정치에 무관심한 건 자기 인생에 무관심”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 기자간담회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인생에 무관심한 것입니다”“부패한 권력에서 국가를 지키는 건 국민의 의무이자 책임입니다.”
소설 ‘태백산맥’‘아리랑’‘한강’ 등 근현대 삼부작에 이어 소설 ‘정글만리 ’‘풀꽃도 꽃이다’ 등을 통해 역사와 사회문제를 직시해온 조정래 작가가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으로 돌아왔다.

조정래 작가는 11일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가 양극화를 넘어 복지 국가가 되려면 다양한 시민단체가 활동하고 국민들이 깨어있어야 한다며, 유권자로서의 국민의 책임을 강조했다.

7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11시간씩 원고지에 펜으로 쓸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작가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원고지 3612매에 달하는 긴 호흡을 유지했다. 이는 소설이 점점 짧아지고 가벼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주목할 만하다.

‘천년의 질문’은 작가가 죽 이어온 현실의 문제를 소설에 반영하는 작업에서 나아가 좀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수천년동안 이어온 오래된 질문,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물음과 응답이다.

조 작가는 “1976년부터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에 관심을 가져왔다. 경제개발 속에서 분배문제가 제기됐지만 당시엔 분배의 시기가 아니라 축적의 시기라는데 국민들이 침묵 속에 지지했다. 그런데 오늘날 대한민국은 소득격차가 커지고 역피라미드 사회가 됐다”며 “손자세대는 이런 모순과 갈등을 겪지 말고 정상국가가 돼야 하지 않나는 생각”에서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소설은 문제제기에서 나아가 나름의 해결책까지 제시, 작가로서의 최소한의 소임을 다하고자 했음을 강조했다. 그가 희망하는 사회는 스웨덴식 복지 국가 모델이다.

소설은 최근의 정치·사회적 사건을 연상시키는 대목이 많다. 재벌의 비자금과 폭로, 정경유착, 눈 앞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사업가와 변호사 등의 아귀다툼 등이다.

이와 관련, 특정 기업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문에 조 작가는 “긴 세월 소설을 구상하면서 책과 언론보도, 현장 취재를 통해 총정리한 다음 소설을 쓰게 된다. 있었던 일, 있을 수 있는 일 들이 총체적으로 들어가게 된다”며, 그 속에서 독자들은 현실의 것을 떠올리게 되는데, 구체적인 대상은 미루어 짐작하라고 말했다.

중심 인물은 시사주간지 기자 장우진과 대학 후배이자 사회학과 시간강사인 고석민이다. 90년대 초 대학을 함께 다닌 둘은 학원자주화를 위해 함께 싸웠지만 장우진은 여전히 꼿꼿한 반면 고석민은 고향 선배이자 국회의원인 윤현기의 칼럼을 대신 써주며 생계를 이어가는 처지다. 장우진은 성화그룹의 비자금 사건을 집중 취재 중으로, 비자금 장부를 갖고 잠적한 소문난 수재였던 성화그룹 사위의 행방을 찾아나선다. 이런 장우진을 막기 위한 성화그룹의 전방위 압박과 회유가 진행되면서 긴장감은 고조된다.

작가는 노년의 나이에도 수그러들지 않는 열정적인 글쓰기의 원동력을 이렇게 말했다.

“모든 작가는 두 가지 소망과 욕망이 있습니다. 책상에서 글을 쓰다 죽는 것과 자기가 쓰는 마지막 작품이 대표작이길 바라죠. 그런 욕망이 없다면 창작의 열망은 솟아날 수 없겠죠.”

‘천년의 질문’은 전자책과 오디오북으로도 동시 출간됐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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